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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란도LPG로 일본일주 2일째 이야기

폭탄너구리 2018-06-28 17:08 조회 850

 

 

 

내차로 일본여행 2일째 이야기 기록.

어제 왠지 비가 올 것 같더니 결국 밤부터 점심 무렵까지 엄청난 장대비가 내렸다.

음란이의 지붕을 과격하게 두들기던 빗 소리 때문에 잠을 깼는데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내리더라는...

쳇... 결국 일본일주 출발에 앞서 아침부터 세차한 것은 결국 도로묵이 되어버린 셈이군

비가 무섭게 내리니 이런 날 어디 움직이는 건 무리라는 생각이 들어 일본일주 1일째 이야기를 업로드하였다.

글쓰기에 열중했을까 벌써 12시가 넘었고 매섭게 내리던 장대비는 울던 아이 울음 그치듯 뚝 그쳐버렸다.

그럼 슬슬 움직여 볼까나~





 

애증의 나가사키, 그리고 송화정(松花亭).

송화정은 나가사키현 운젠시 아주마마을에 있는 작은 음식점이다.

2년 전 나가사키 시내로 가던 중 저녁을 때우기 위하여 별생각 없이 찾았던 곳이다.

이곳에서 먹은 나가사키 짬뽕이 여느 가게나 관광지의 맛집이라 불리는 곳에서 먹었던 것보다 훨씬 더 맛있었다.


이후 이곳의 나가사키 짬뽕을 먹으려고 렌트카로 큐슈 일주, 그리고 내차로 일본여행 시즌1, 시즌2의 첫 출발지로

이곳 송화정을​ 네비게이션에 찍고 열심히 달려오면 그때마다 매번 안식일(휴업 중)인 것이었다.

하.... 이 집이 뭐라고 올 때마다 찾는것인지... 설마 주인장이 나이도 있고 그래서 그만뒀나 생각도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 일본일주에서도 역시 휴업 중이길래 오늘은 기필코 이 가게가 아예 폐업했는지

아니면 조박사가 재수가 없어서 매번 휴무일에 걸리는 것인지 파헤치고자 가게 주변을 탐색하기로 했다.

그런데 가게 뒷편에 힌색 봉고차가 하나 있고 가게의 뒷문은 열려있는데 안에서 TV소리와 인기척이 들리는 것이었다.

조박사 왈 : "저기 미안합니다만 안에 계십니까~"​

주인장 왈 : "넵~ 누구십니까?"

인기척 후 일하다 나오셨는지 장화에 앞치마 차림으로 주인장 아저씨가 나온다.

조박사 왈 : "안녕하세요! 2년 전에 이곳에 들렸던 한국 사람입니다. 이곳에서 마네키네코를 선물로 받았는데..."

주인장 왈 : "아! 그때 왔던 한국에서 오신 분! 마네키네코 기억하고 있습니다!"

조박사 왈 : 그때 선물 받은 마네키네코 감사히 잘 가지고 있습니다. 별것 아니지만 작은 선물입니다."

주인장 왈 : "뭘 이런걸 다~"

 ​

조박사 왈 :  "어제 사가현의 신사의 기념품 가게에서 산 도자기로 만든 작은 고양이 두 마리 입니다."

"2년 전에 이곳에 오고 작년, 올해도 두 번이나 왔는데 이상하게 매번 휴업 중이라 아예 그만둔 것인지 걱정했습니다."

"올해 2월에 이곳에 왔었는데 한국의 김, 소주 등을 선물로 드리려 했지만 문이 닫혀있어 전해주질 못했어요"

주인장 왈 : "이쁜 고양이네~ 잘 받겠습니다!"

"걱정해주셔서 고마워요~ 나는 아직도 건강합니다!"

"아이고~ 그랬군요 미안해요! 지금은 브레이크 타임이라 문을 닫고 있었는데 괜찮으니 어서 들어오세요"


 

​송화정의 주인장 아저씨 아키마사상 (明正さん), 조박사의 이름 중 맨 끝의 이름만 다르다.

이것 것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면서 이 주인장 아저씨 무언갈 가지고 오더니 선물이라면서 건넨다.

돌을 깎아서 만든 후쿠로(올빼미)를 들고 와서는 행운을 가져다준다며 조박사에게 건네는 것이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올빼미 선물에 한사코 거절했지만 꼭 받아달라기에 결국 저 부엉이 조각을 받았다.

애마 음란이에게 돌로 만든 올빼미라는 예상치 못한 여행 동무가 생겼군 ㅎㅎㅎ



 


 

자신의 아내는 오늘 집에서 머물고 있다면서 ​아키​마사 아저씨의 차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아키마사 아저씨의 집에 도착하자마자 이 녀석이 상당히 거칠게 반겨주는데 저 멍뭉이의 이름은 코타츠.

그렇게 왕왕 짖어대는 녀석이 주인아저씨의 말에 언제 그랬냐는 듯 온순해진다.

코타츠라니 재미있는 이름이다.


 


주인아저씨와 그의 아내, 그리고 코타츠

코타즈는 암컷인데 딸처럼 키우고 있다고 한다.

이 사진은 잘 인화해서 일본일주의 반환점을 찍고 다시 나가사키를 거쳐가면 선물로 드리기로ㅎㅎ










 

다시 가게로 돌아왔다.

아키마사 아저씨가 오늘 시간 괜찮으면 나가사키 짬뽕을 금방 만들어 줄 테니 먹고 가라고 한다.

조박사야 대 환영이지만 오늘은 쉬는날인데 무리하시는 것 아니냐고 물어보니 잊지 않고 찾아준 손님인데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면서 앉아서 기다리라고 하고선 옷 갈아입고 주방으로 들어갔다. ​

 ​


 

드디어 나온 나가사키 짬뽕, 2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맛이다!

불향 가득, 해물 가득, 아삭아삭한 야채, 짜지 않고 진한 국물... 역시 이곳이 제일이다.


 

익살스럽게 생긴 ​대왕 마네키네코 옆에 조박사가 사가현에서 가져온 작은 고양이 두 마리가 자리했다.


 

짬뽕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선반에 걸려있는 큰 칼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요즘 칼에 눈이 텄는지라 아무래도 큰 칼을 보니 관심이 생겨 주인장 아저씨에게 저것 혹시 횟칼이냐고 물어봤다.

그랬더니 이 아저씨 선반에 있는 그 큰칼을 가지고 와서는 칼집에서 뽑아 직접 보여줬다.

저 칼은 마구로(참치)를 다룰 때 쓰는 마구로 키리라고 한다.

마구로 키리를 한번 보라며 건네주는지라 잡아서 이리저리 봤는데 크기에 비해서 무게가 상당히 가벼웠다. ​

날 길이만 족히 1m10은 넘어가는 듯한데 아키마사 아저씨의 자랑이 참으로 대단하다.

마침 잘됐다 싶어 일본에선 이런 큰 칼을 경찰의 허가나 면허 없이 가지고 있어도 되냐고 물어봤다.

주인장 왈 : "일본에선 킷사키가(칼 끝이)지금 가지고 있는 마쿠로 키리처럼 생겨먹으면 허가나 면허가 없어도 돼~"

"그런데 마구로 키리를 적당한 손잡이로 바꾸고 쯔바만 달면 일본도나 다름없지"​

참으로 간단하고 확실한 대답이었다.

우리나라도 사시미칼 종류는 요리 용이라 허가가 필요 없는데 쓰읍... 탐나는데 하나 사갈까?

  



 

​송화정의 아키마사 아저씨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느냐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계속 있다간 왠지 밤을 꼬박 세버릴듯한 분위기라 나중에 나가사키에 또 오기로 하고 아저씨의 배웅을 받으며 떠났다.

날씨는 흐리지만 도로는 이미 말라있어 운전하기에 어려움은 없을것 같다.


 

다음 목적지를 향하여 251번 도로를 따라 나가사키 시내 방면으로 향한다.



 

나가사키에 있는 사카모토 료마의 흔적을 찾아보기로 했다.

보통 아래에서 위쪽인 이곳 올라오는게 일반적인데 날도 무척 덥고 습하여 악전고투가 예상되는지라 꼼수를 쓰기로 했다.

애마 음란이를 瓊浦高等学校 (게이호고등학교) 쪽에 주차를 해놓고

산 정상에 있는 료마 동상, 전망대 및 료마거리를 걸어보기로 하는 것이다.






 


2010년에 NHK에서 방영​​된 료마전 이라는 일본 사극드라마를 재미있게 본적이 있었다.

일본에 조금 관심 있는 분이라면 사카모토 료마라는 인물이 일본의 근대화에 큰 기여를 했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일본의 근대화는 조선 침략​으로 이어졌는데 냉정하게 보면 당시 조선의 시대 분위기는 침략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고 본다.) 

사카모토 료마라는 인물이 없었다면 일본은 그냥 섬안에서 자기네들끼리 땅따먹기 싸움을 하고 있을 것인데...

이 사람의 등장과 일대기는 정말 절묘한 신의 한수 인지라 일본 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위인이다.

드라마 료마전의 말미로 향하면 사카모토 료마가 일본 최조의 해상 무역회사 가메야마사츄(亀山社中)를 만들게 된다.

오늘은 그 가메야마사츄 건물과 사카모토 료마의 발자취를 찾아보기로 한다.




 

곳곳에 알림판이 있어서 료마가 들고 있는 팻말대로만 가면 된다.


 

카자카시라공원(風頭公園)으로 올라가면 나가사키의 전경과 료마의 동상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역시 일본의 여름이란... 특히 여기는 제주도보다 더 남쪽인 나가사키인지라 더 덥고 습하다.

여름에 일본여행을 하신다면 손수건은 필수인데 가급적 여름엔 일본여행을 피하는게 좋을 것 같다.


 

이 고등학생 둘도 료마 동상을 찾아 헤매는것 같던데... 결국은 못 찾은 모양이다.



 


드디어 카자카시라공원(風頭公園)에 도착했다.

비 온 후라 그런지 굉장히 습한데 그나마 바람이 쉴 새 없이 불어 다행이다.







 

이곳에서 나가사키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보통 ​송신탑이 있고 로프웨이가 있는 나가사키산으로 많이들 가지만

료마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이쪽으로 동선을 정해도 좋을 것이라 본다.

단. 여름은 피하시라. ​


 

​나가사키 시내를 내려다 보고 있는 사카모토 료마의 동상.






 

조박사도 사카모토 료마와 같은 ​포즈로 찍어본다.

날씨가 여름이 아닌 봄이나 가을쯤이었다면 아예 하카마 입고서 똑같이 찍으면 나름 씽크로율 100%?​


 


올라오는 길이 5분 남짓 올라야 하는 짧은 오르막이지만 덥고 습하여 온몸이 땀으로 젖어버렸다.

하지만 정상에서는 쉴 새 없이 불어대는 바람이 참으로 고마웠다.

 나가사키의 풍경을 보는데 비록 구름은 끼었지만 오히려 덥지 않게되어 다행이었다.






 




 

나가사키에서 사카모토 료마를 만났으니 ​슬슬 가메야마샤추 터를 찾아 가보기로 한다.


 

이 동네의 분위기는 왠지 부산의 감천문화마을 달동네와 비슷한 느낌이다.

그러고 보면 나가사키는 여러모로 부산과 닮은 구석이 있는 것 같다.  ​


 

시크하게 길 가던 고양이를 목격.

사람이 다가와도 피하지도 않고 유유히 제 갈 길을 간다.


 

​"나는 시크한 고양이다냥~"


 

​조금 더 내려가다가 또 한 마리 발견.


 

"킁킁~ 누가 왔다 갔다냥~?"​


 

뭘봐? ​



 

우쭈쭈쭈~~

이놈의 고양이 도망도 안 가고 만져도 가만히 있는 데다 벌러덩 자빠져 애교도 부린다. ​


 

​다시 작은 료마의 동상이 있는 료마 거리로 내려와서 이번엔 가메야마사츄 터로 가보기로 한다.


 


 

​여기는 료린테이 옛 터이다.

1863년 나가사키에서 구사노 조키치라는 사람이 서양요리 전문점의 시초인 '료린테이'를 개업했다고 한다.

당시 일본은 네덜란드와 제한적으로 교역을 하기 위하여 데지마항을 만들고 그곳에서만 제한적으로 교역을 했다.

이 구사노 조키치라는 사람은 어렸을 때 네덜란드 상인에게 고용되어 데지마항을 드나들며

네덜란드인들과 함께 기거하면서 서양 요리를 배우고 연구하게 되었고 그것을 토대로 료린테이를 개업한 것이다. 

 



 

사카모토 료마의 부츠.


사카모토 료마가 살던 시대는 사무라이, 농민, 상인 같은 신분제 사회였고

료마가 태어난 도사 번(지금의 고치현)은 그 신분제가 더욱 엄격한 지역이었다.

상급 사무라이들은 우산을 쓰고 진흙탕을 피할 높은 게다를 신을 수 있지만

댓글14

짬꾸러기 작성일

저도이번에4박5일 오사카 나라 등등갔다왔네요

대경 포항 인상파78 작성일

즐건여행이시네요ㅎ부럽습니당

부경l울산l나얌나 작성일

추천...

부경l마산l무지개소년 작성일

추천 하고 갑니다 
조심이 다녀오세요

김포풍경예준 작성일

즐거운여행 하시고  안전하게 귀국하세요.

대경l대구l까미 작성일

항상 잘보고있습니다 ^^

서경I연천I김진호 작성일

재밌습니다 >ㅁ< 
솔로라서 질투하는거 아니다 ..ㅎㅎ

부경I창원I두부올란도 작성일

너무 멋지십니다 
매일매일 찾아서 읽고 싶은 글이예요^^

가퓔드 작성일

올란도 타고 해외 여행 멋지네요~ 안전 운전 하세요~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ㅎㅎ

파브 작성일

잘 봤습니다. 
사용하는 네비 어플이 뭔가요? 
해외여행하다가 아프거나 다치면 어떻하나요? 병원 이용할 수 있나요?

부경l양산l촌놈 작성일

대단하시네요 안전운전해서 여행애기 많이 해주세요 ^^

인부I장미I흰둥이 작성일

여행자분께 박수 드립니다 !! 짝짝 ! ! 대단하시고 사진으로나마 일본을 간접체험하고 갑니다 ㅎㅎ

가을하늘올란도 작성일

일본에서 전차길을 가로질러 우회전은~~~ 헉~ 쉽지않네요

폭탄너구리의 댓글 작성일

처음이라면 조금 난이도가 있지요 ㅎㅎ 
실제로 저 타이밍 잘 못잡아서 전차와 접촉사고를 내는 경우도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