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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란도 LPG로 일본일주 4일째 이야기

폭탄너구리 2018-06-30 17:49 조회 900

 

 내차로 일본일주 4일째 포스팅 업로드~

3일째 이야기는 어디에 팔아먹었냐고 물어보신다면....


 태풍 빠라삐룽인지 하는 녀석이 북상중이라 이것의 여파로 큐슈는 종일 비가 심하게 내렸다.

비가 정도껏 와야지 하루종일 지겹게 오는지라 어디 움직일 수도 없는 상황이고

여행에 신이 난 나머지 너무 무리했을까? 피곤한지라 하루종일 차박만 했다고 밝히는 바이다~ (쿨럭)








 


나가사키에서 사세보 방향으로 북상하기로 하고 첫 번째 목적지인 오나카오 계단식논 (大中尾棚田)을 보러 가기로 한다.

요즘 너무 무리했는지 조금만 운전해도 졸리기에 적당한 곳이 있으면 쉬어가길 반복했다.

코로우라강줄기를 따라 도로를 주행하는데 산 중간중간 걸린 운무를 감상하며 드라이브하기 좋았다.




 

코로우라강 근처에서 백조 가족들을 만났다.

이 백조 가족들은 코로우라강 경치를 사진에 담는 조박사를 보자마자 무엇인가 얻어먹을 수 있을 줄 알았나 보다.

열심히 물을 거슬러 올라와 주변에서 알짱알짱 거리길 반복했다.

열심히 졸졸 따라다니는 녀석들 빈손으로 보낼 수는 없어서 빵을 쪼개서 몇 개 던져주니 잘 먹는다.


 

 


 

오나카오 계단식논 (大中尾棚田)에 도착했다.

오나카오 계단식논은 나가사키에서 사이카이로 향하는 경계부분에 있는 곳이다.

뿌라삐룽인지 빠라삐룽인지 희한한 이름을 가진 태풍의 북상 소식을 들었다.

태풍 때문인지 어제부터 종일 큐슈 지방은 종일 강한 바람과 소나기가 오락가락하는 날씨를 보였다.

이날도 비가 가랑비처럼 내리다 말다 그러길 반복하는데 어디 나가시 싫은 굉장히 습하고 찝찝한 날씨다.

그래도 이 계단식 논이 펼쳐진 풍경을 그냥 스윽 보고 갈 수는 없어 차에서 내려 조금 걸어보기로~


 

​마치 아득하고 불가사의한 잉카제국이나 마야문명을 보는 것 같은 느낌?

산속에 이런 식의 계단식 논이 마치 지도책에서나 보던 등고선의 연속처럼 나열되어 있는 모습은 정말 장관이었다.



 

애마 음란이의 사진도 한번 남겨주기로 했다.

계단식 논을 둘러보다가 문득 든 엉뚱한 생각인데

이곳의 계단식 논을 배경으로 트랙터나 경우기 같은 농기계 광고를 찍으면 딱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애마 음란이... 아니... 이 트랙터는 쪼매난 것이 을매나 힘이 좋은지 이런 논뚜렁길도 잘 올라다닌다께요~

이런 좁은 곳에서 꼭 있어야 하는 트랙터는 역시 00트랙터 지라~ ㅎㅎㅎㅎㅎ;



 

​요즘 한국의 시골 마을 풍경은 여기저기 샌드위치 판낼 건물의 공장들이 난립하고 있는데.

일본의 시골 마을 풍경을 보면 우리의 기억 속, 추억 속에 있는 전형적인 시골의 정겨움을 잘 간직하고 있는듯하다. ​


 

얼매나 아름다운 시골의 풍경인가? ​


 

비가 오락가락하는데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조금 돌아다녔더니 금세 축축하게 젖어버렸다.

비가 내리면 논 여기저기에서 개구리들의 합창이 요란스럽게 시작되다가도 비가 그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시치미를 뗀다.​

다시 차 안으로 돌아와 에어컨 바람을 쐬니 어휴~ 살 것 같다.




 

이 동네의 논은 농약을 치지 않는 것인지 논바닥에 씨알 굵은 올챙이들이 떼로 몰려다니고 있었다.

개구리도 심심치 않게 발견되어 사진에 담아보았다.


 

나가사키를 벗어나 사세보 방향으로 북상중이다.

아마도 이 사진은 202번 국도 사이카이시 방면으로 향하는 해안도로를 찍은 것 같다.



 

저 멀리 오시마 섬으로 향하는 오시마 대교의 실루엣이 보이고 있다.



 

오시마섬은 같은 이름을 가진 섬이 꽤 많은데 사이카이시에 속한 이 오시마 섬은 별로 볼거리가 없다.

딱 멀리서 내려다보이는 풍경 정도가 끝일 것 같은데 그것이라도 좋다면 이쪽으로 향해도 된다.​

혹시나 오신다면 이 다리를 건너보는 것을 끝으로 다시 돌아가는게 시간적으로 연료적으로 손해를 막는 길이라 본다.



 

​해안 마을의 모습이 내려다보이기에 한 컷.


 

전형적인 일본 시골의 전통주택

보통 2층 정도로 짖는데 지붕만 보면 한 3층 4층은 되어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위의 사진은 ​정확히 어디쯤인지 모르겠지만 金毘羅大橋 (konpira 대교라고 읽음)에서 사진을 찍었다.

애마 음란이의 길동무 비행기도 같이 올려놓고 촬영. ​


 

색상도 하늘색으로 앙증맞고 왠지 장난감 같은 느낌의 경차가 마침 지나가길에 한 컷 남겨본다.

일본의 경차 규격은 우리나라 티코와 같은데 그 규격을 지금도 사용하고 있다.

티코는 아주 오래전 단종되었으니 쉬운 비교 대상으로 라보와 다마스가 일본의 경차 규격과 같다고 보면 되겠다.​




 


난이도 별 5개 하이키 신사 하이키 신사 (早岐神社)의 오르막과 첫 입구를 알리는 도리이의 모습.


 사세보 초입에 다다랐을때 하이키 신사를 찾게 되었는데... 이 신사 올라가는 길이 만만치 않다.

처음으로 저 도리이의 가운데를 자동차가 통과해야 하는데 애마 음란이의 폭으로 상당히 어려웠다.

도리이 사이로 좌우로 겨우 10cm 남겨놓고 겨우겨우 통과했지만

두 번째 난제는 바로 저 오르막을 올라가야 하는데 길 양옆은 계단이라 자칫 바퀴가 빠질 수 있다.


 

으랏차차차차~~~

​일본 경차는 폭이 좁아서 이렇게 쉽게 올라오지만 애마 음란이는 저 길의 폭에 여분이 없이 꽉 차게 된다.

조금만 핸들을 잘못 돌리면 바퀴가 빠져버릴 수 있는데 만약 그랬다면 일본일주는 물 건너 가는 셈 ㅋㅋㅋ

왜 일본에 경차가 유독 많은지 이따위로 생겨먹은 길들을 다녀보면 알 수 있을 것 같다.



 

머... 결국 조박사의 도박은 성공하여 이 미칠듯한 좁은 오르막길을 애마 음란이를 끌고 올라왔지만 말이다.

여기 올라오는데 워낙 경사가 급하니 심장이 쫄깃해지는 느낌, 다시 무모한 시도는 하지 말아야겠다. ​


 

​신사 한 바퀴 휘~ 돌아보고


 

다시 올라왔던 이 미칠듯한 길을 내려가야 한다.​

​결국 무사히 내려오는데 성공했다.

일본 도로의 인프라는 도시는 한국보다 좋은 것 인정하지만 이런 시골지역은 황당한 길이 좀 많다.

혹시나 여기 오신다면 운전 자신 없으시면 그냥 주변에 적당히 세워두고 걸어 올라가시기를.... ​




 

​사세보 시내에 입성하였다.

사세보는 메이지유신 초기 800가구되는 오지 시골마을이었으나

1866년 일본 해군진수부가 들어오고나서 2차대전까지 군항 덕분에 상당히 번영한 도시라고 한다.

지금도 일본 자위대의 해군의 기지가 있고 무역, 어항, 조선업이 발달한 곳이다.


사세보 하면 보통 떠오르는 유명한 관광지가 바로 네널란드를 테마로 꾸며놓은 테마파크인 하우스텐보스이다. 

 그 외 구주쿠섬(島) 투어가 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다도해와 투어 유람선과 비슷한 정도...

조박사는 2년 전 큐슈 여행 때 하우스텐보스를 가본적이 있어서 이번엔 사세보의 명물 햄버거를 먹어보려 한다.

그런데 사세보의 유명한 햄버거집 히카리 버거와 로그킷이 같이 붙어있네?? ​

적과의 동침인가?



 


 

​사세보의 햄버거집 중 히카리 버거의 홀의 모습.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그냥 인기 있는 메뉴를 달라고 하니 직원이 스페셜 햄버거를 추천해 주었다.

그래서 그리 해달라고 하고 먹고 갈 것이라 말하니 홀로 안내를 해준다.


콜라는 따로 옆에 자판기에서 구입했는데 홀에서 음료도 주문할 수 있었다.

그런데 자판기에서 파는 500ml 콜라가 130엔, 홀의 콜라는 180엔으로 자판기 쪽이 더 양도 많고 저렴하다.

(홀에서 음료를 시키지 않았으니 리필 여부는 알 수 없지만 맥도날드 같은 곳이 아니니 아마도 리필은 안되지 싶다.)



 


 

기다리는 동안 햄버거를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지글지글~ 패티 굽는 소리와 냄새가 식욕을 자극한다. ​

 


 

드디어 나온 사세보 햄버거집 중 히카리 버거의 스페셜 버거.

비주얼을 봤을 땐 여느 햄버거가 생긴게 그렇듯 딱히 임팩트가 없는 모습이다.

왼쪽은 스페셜 햄버거, 오른쪽은 점보 스페셜 햄버거인데 크기만 다를 뿐 둘다 똑같은 메뉴이다. ㅎㅎ;

왜 똑같은 메뉴를 두개나 주문했냐고 물으시면.... 하나는 나중에 먹을 거라서 ^^;;​

햄버거 맛은 상당히 신선한 느낌이다.

야채도 아삭거리고 집에서 만드는 햄버거 느낌이 충만한데 특히 안에 들어간 치즈가 굉장히 진한 맛이다.


 

사세보 하면 햄버거가 유명한데 이는 일본의 패전 역사에서부터 시작이 된다.

(일본이 2차 세계대전 말미에 미국의 진주만을 공습했고 결국 핵폭탄 두발에 항복 (패전) 하면서 한국은 독립을 하게 되었다.)


일본의 태평양전쟁 패전 이후 미군이 일본 각 지역에 주둔하게 되면서 사세보에는 미군 7함대가 주둔하게 된다.

그러면서 미군 기지촌이 형성되었는데 이때 서양 음식 중 햄버거 만드는 기술(?)이 일본에 전해지게 된다. 

하지만 당시 서양처럼 햄버거에 들어가는 패티의 양념 (후추가루)이나 소스를 구할 수 없었다.

그래서 햄버거 소스 등을 서양의 그 맛과 유사하게 만들기 위하여 일본의 식재료로 만든게 바로 일본식 햄버거

패전국에 전해진 음식이지만 이것 역시 관광 재료로 승화되어 많은 사람들을 사세보로 불러들이고 있다.


 

​한국에는 평택 (송탄)미군기지 옆에 미쓰리, 미쓰진 버거가 있다면

일본 사세보에는 히카리, 로그킷, 빅맨 버거가 있는 셈!

감자튀김도 300엔을 주고 추가 주문했는데 후추가 뿌려진 것 빼고는 일반적인 그맛이라

약간 실망했지만 햄버거의 맛이 워낙 다이나믹해서 보조 역할로는 제격인듯 하다. ​



 

​사세보의 가스충전소에서 다음 렐리를 위한 가스 충전을 하였다.

역시나 택시기사님들의 격한 환영을 받았다.

세차 이틀 만에 꼬질꼬질 한지라 택시전용 셀프 세차장에서 간단히 세차를 해주었다.  

(일본 충전소에는 작게나마 LPG 가스 차량을 위한 서비스로 물을 뿌리고 닦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285.3km를 주행하고 가스를 충전하였다.

비용은 4510엔 리터당 91.5엔이다.

휘발유와 경유는 한국보다 저렴한데 가스 가격은 오히려 비싼 셈...



 

​사세보 햄버거로 배도 채웠으니 사세보의 전경을 보러 전망대에 올라가기로~

히카리 햄버거집에서 조금만 자동차로 이동하면 弓張岳展望台 (유미하라 다케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 주차장도 넓고 화장실도 크게 있어서 여기서 차박을 해도 좋을 것 같다.

애마 음란이를 세워놓고 사진기 둘러매고 전망대로 향했다.


 

유미하라 다케 전망대에 도착!

마치 캠핑용 타프를 쳐놓은 듯한 구조물이 인상적이다. ​

빠라삐룽인지 하는 태풍의 북상 때문에 날씨가 흐리고 바람이 상당히 거칠게 불었다. ​

댓글12

대경l대구l까미 작성일

무리해서 피곤한게 아니라 작년보다 한살 더먹어서 그러거에요 ㅎㅎㅎ 오늘도 잘보고 갑니다 빗길운전 조심하세요 ^^

서경140김포l소율아빠 작성일

대단하시고 부럽기도하고.. 음란이가 열심히 달리니 대견스럽기도하고요 ㅎㅎ

잡혀사는 작성일

대단하시고 
부럽습니다 
안전운전하세요

부경ㅣ거제ㅣ비선 작성일

잘보고 갑니다. 
 

서경l사과나무를심자 작성일

오우 일본 여행기 잘봤어요^^ 
태풍이 무사히 지나야는데 

부경l마산l맥술선생 작성일

하우스텐보에 갔다온지가 벌써 15년이 다되어가네요..세월 참빠르네요..ㅜ.ㅜ

김포풍경예준 작성일

태풍조심하시고 안전히 여행 하시기를 ~~~~ 
여행기잘봤읍니다.

돌격 작성일

부럽습니다!! 저도 언젠가는 해보고싶네요^^

경기I지다수 작성일

잘보고 있습니다!

부경l마산l무지개소년 작성일

오늘도 잘 보고 갑니다 
저 쫍은 길을 저는 도전 하지 않았을듯 하네요 ^^;;

가을하늘올란도 작성일

차박은 하실만하신지요? 싱글의 자유? 사람은 언제나 자기가 가지지 못한것을 부러워하나봅니다^^ 일본전체는 아니더라도 언젠가 일본 자동차 여행을 꿈꿔봅니다~

폭탄너구리의 댓글 작성일

차박의 제왕 하면 역시 올란도 아니겠습니까 
매트깔고 얇은 이불 하나 깔면 끝입니다. 
 
자전거 텐트 여행자도 있는데 차박은 천국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