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본문

올란도 LPG로 일본일주 7일째 이야기

폭탄너구리 2018-07-04 13:01 조회 551

 

 

 


7월 1일 내차로 일본일주 7일째 아침.


일 할때는 그렇게 아침에 일어나기 싫었는데 여행을 하면 귀신같이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눈이 떠진다.

어제 그렇게 바람이 세차게 불더니 오늘은 아침부터 햇볕이 쨍쨍하다.

아침 도시락 데워야 하니깐 시동 좀 걸어두고 에어컨 쐬면서 블로그 포스팅을 해주시고~ ​

포스팅을 여행 끝나고 하고 싶지만 이 블로그를 찾아오시는 분들, 그리고 나의 기억이 그렇게 좋지 않은지라

가급적 3일내 포스팅 한편을 마무리하기로 약속하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


 

어젯밤 소기폭포 주차장에 도착했고 여기서 차박을 했는데

오메... 너구리들이 왜 이리 많은지 무심코 화장실 갔다 거기 있는 너구리를 보고 깜짝 놀랐다.

아마 너구리도 나를 보고 깜짝 놀랐을 듯 ㅎㅎㅎ; 쏜살같이 도망가다 미끄러지는 너구리​

​밤이면 너구리들이 이곳 소기폭포 주차장에서 반상회라도 하는 것인가?


 

​관광 안내지도는 이렇게 찍어놓으면 나중에 유용하게 참고할 수 있다.


 

​차박을 했던 위치인데 가고시마현 이사시 오구치 마을에 위치하고 있는 소기폭포 (曽木の滝)이다.   

구글 지도를 붙여넣기 귀찮았는데 마침 확대사진 찍은게 있어서 대신 붙여놓는다.


 

폭포를 보러 물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내려가는데 뜬금없이 웬 기계장치가 전시되어있다.

이것이 무엇일까 표지판을 봤는데 메이지 40년에 ​수력 발전소로 물을 대기 위한 수문 장치의 일부라고 한다.

혼자서는 어려우니 큰 톱니바퀴 두개를 두 사람이 돌려서 연다고 한다.

지금도 논 저수지에 가면 저런 게 있는데 비슷한 구조인 듯... ​

 

 


쏴아아~~ 어디선가 들리는 시원한 물소리를 찾아 계단을 내려갔다. ​








 

와~ 경관이 장난 아니다.

​동양의 나이아가라 폭포라고 해서 이 일본놈들 또 뻥치고 있네라고 생각했는데 큰 오산이었다.

이 정도면 정말 동양의 나이아가라 폭포라고 이름을 붙여도 손색없다.

주변의 소리를 모두 삼켜버릴 정도로 쏴~~ 거리는 물소리와 개방감이 압도적이다. ​







 

​폭포 한가운데 소나무가 홀로 자라고 있는데 신비롭기까지 하다.


 

요 며칠 비가 많이 내린 덕분인지 수량이 엄청났다.


 

소기폭포의 우렁찬 소리와 광경에 앞도되어 한참동안 넋 놓고 바라보고 있었다.

하늘만 맑았으면 더 멋진 사진이 나올 건데... 순순히 따라주지 않는 날씨가 못내 아쉽다.


 

이놈의 날씨하고는...

무슨 아수라 백작도 아니고 반대쪽은 완전 맑은 하늘이다. ​


 

기념품 판매점에서 사쓰마 고구마 초콜렛과 동전지갑을 하나 구입했다.

사쓰마는 고구마가 유명한 지역이라고 해서 특히 고구마로 만든 사쓰마 소주 (술)도 있다.

하지만 술은 내가 술을 못 먹으니깐 패스~  

사쓰마라고 하면 뜬금없지만 사스마 검술과 신선조가 생각나는데

사쓰마번 특유의 검술 유파인 지겐류... 지겐류가 무엇일까 검색해보니 원숭이처럼 꽤액!!! 소리를 지르면서

몽둥이만 한 목검으로 나뭇가지 여러개 뭉쳐 눕여놓은 것을 빠르게 사정없이 내리치는데 그것이 검술이다.

아주 쉽고 간단한 검술이라 웃음이 피식, 하지만 이 검술이 무시 못하는 검술이라고 하더라는.  


 ​



 

​소기폭포를 뒤로하고 267번 국도 사쓰마센다이 방향으로 향한다.




 

맑은 날씨라 그런지 바람이 습하지도 않고 적당히 시원하여 오랜만에 창문을 열고 바람을 맞이했다.

일본의 시골풍경은 마치 발전 없이 시간이 멈춰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줄때가 있다.

 ​


 

​길을 잘못 들어 한참을 들어왔다가 다시 되돌아 나오는 뻘짓을 했다.

그렇지만 쭉쭉 뻗은 녹음짙은 대나무 숲길을 드라이브하는 재미도 계획 없이 떠나는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싶다.

빡빡하게 분 단위로 스케쥴 짜서 돌아다니면 그것은 여행이 아니라 노동이 아닐까 생각한다.​

기왕 여기까지 온 것 블로그 여름 타이틀용 사진이나 찍어두기로~

길동무 비행기도 함게 애마 음란이 지붕 위에 올려놓고 자 김치~~~ 찰칵!

넌 정말 자동차 인생에 복받은 녀석일거야... ​


 

국도 270번을 타고 완만한 해안을 따라 이동하는 중 만난 에구치하마 전망대 (​江口浜展望所)에서 잠시 휴식.

차에서 내리니 일본의 여름 더위가 정말 실감나는듯, 앞으로 7월이 온도가 두려울 정도이다.

푸른 하늘 푸른 바다, 잔잔하게 일렁이는 파도!

그냥 이대로 ​홀딱 벗고 빤스만 입고 저 바닷속으로 뛰어들고 싶은 욕망이 가득했지만 참는다. 





저 멀리 미나미 사쓰마 까지 완만한 해안선이 보이고 있다. ​




 

햐~ 죽여준다!

나도 모르게 입에서 저절로 죽여준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끝내주는 풍경이 계속 펼쳐진다.

이거 애니메이션 화면을 캡처한 것이 절대로 아니다! 분명 사진인 것이다!


​혹시나 나의 기억에서 잊어버릴까 이 사진을 찍은 위치를 기록하여 보존해놓는다.



 

여기는 벌서 벼가 익어가고 있다.




 

신나는 음악과 함께 드라이브! ​


 

난이도 별 10개짜리 ​코스를 만나다.

사츠마 반도에 위치한 보노츠 (津)​라는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런데 음..... 이거 어째 길이 좀 수상하다;;

분명 구글 지도에 나오는 보노츠의 지점으로 향하는 길은 맞는 것 같은데 점점 길이 험해지기 시작한다.

길은 점점 좁아져서 결국 차체의 양옆이 풀숲에 닿을 정도까지 좁아져 버리고

중간중간 언제 무너졌는지 모르는 날카로운 낙석들이 뒹굴면서 음란이의 타이어를 위협한다. ​



 

난이도 별 10개를 줘도 모자란다.

일본 경차나 들어갈 수 있는 길의 폭인데 여기를 올란도를 끌고 들어가려니 난이도가 급상승...

길 옆으로 또랑, 낭떠러지가 있고 여유가 10cm도 안되어 방심하면 휠이나 타이어를 손상시킬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야 이거... 도저히 안되겠다. 다시 되돌아가자"

후진기어를 넣고 룸미러를 보는데 룸미러에 웬 자동차가 보인다?

지금까지 이 좁디좁은 길을 삐질 거리며 왔는데 올란도의 뒤를 일본 경차 한 대가 졸졸졸 따라왔던 것.

뒤로 물러달라고 할 공간도 없는데 하... 이거 진퇴양난이네... 결국 끝까지 가보기로 했다.   ​



 

결국 한 10분을 더 삐질 거리며 난 코스의 끝까지 완주했다.

저 일본 경차 커플들과 함께.... ​



 

여기까지 무사히 오느냐 수고했다 음란도!

저 레이 닮은 일본 경차 덕분에 뒤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결국 여기까지 온셈.​




이것도 기억에 잊어먹을까 (워낙 고생해서 잊어먹진 않겠지만;;) 역시 위치 표시를 하여 보존한다.

어쨌던 이 길을 잘못 들어 오도 가도 못할뻔한 난코스인 보오노 미사키(坊ノ岬)의 풍경을 보는 기회를 갖게된 셈이다.  ​


 

여기가 바로 보오노 미사키 (坊ノ岬)해변의 모습이다.

마치 배가 폭풍을 만나 결국 무인도에 ​난파하면 나오는 그런 이미지의 해안이다.

외부와는 완벽히 단절돼있는 나만의 비밀장소 머 그런 느낌?

딱 여기를 보자마자 든 생각이 여기서 하루 이틀 바베큐를 하면서 캠핑하고 해수욕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ㅎㅎㅎ;

이곳 보오노 미사키 해변에서 나와 같은 생각을 한 다른 사람이 있었는지 ​모닥불의 흔적이 있었다.




 

정말 프라이빗한 나만 아는 캠핑 장소, 멋지지 않은가? ​

단 오는 길이 상당히 난코스이지만....​



 

​다시 저 좁디좁고 위험한 난코스를 지나서 원래 가기로 한 목적지인 보노츠 (津)에 도착했다.

마치 우리나라 한려해상 국립공원 같은 느낌이 든다. ​



​어라;;; 나 순간 한국에 온 줄?

여기는 분명 일본인데 저 기와집은 어디서 많이 본 너무나도 익숙한 모습이라 깜짝 놀랐다.

저 기와집은 아무리 봐도 경주나 전주에 있는 현대적인 한옥 모양을 똑 닮았다.





 

한옥 똑닮은 기와집 옆으로 마당이 있는데 그쪽으로 조금 걸으면....​




 

​무슨 보물섬에 나오는 비밀이 가득한 섬의 느낌이 들지 않는가?

4개의 큰 섬에 둘러싸인 뾰족한 섬의 모습이 멋지군.


 

날씨가 좋으니깐 사진을 대충 찍어도 그림이 되는 듯 ㅎㅎㅎ;​


 

운전 중에 사쿠라지마 화산이 그 모습을 나타내기에 사진을 남기고자 가까운 쉼터에 차를 세웠다.​

저 멀리 사쿠라지마 화산이 보이고 있음에 가고시마까지 얼마 남지 않았음이 실감 났다.

사진을 찍은곳의 위치는 미미토리 고개 (耳取峠)​이며

고시마현 미나미사쓰마시에와 미쿠라자키 경계에있는 곳이다.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건너편의 사쿠라지마 화산의 모습이 잘 보였다.

이 녀석이 가끔가다 한 번씩 폭발한다지.


 

멋지다는 말 밖에 안나옴



 

​마쿠라자키에 들어서는데 갑자기 가스 부족 경고들이 들어와버렸다.

보통 이 경고등이 들어오면 한번 무시하고서 약 30km를 더 갈 수 있는데 이번에는 무슨 일인지

이 경고등이 들어오고 나서 곧바로 완전 부족 경고가 떠버리는 것이다.

마침 가까운 마쿠라자키에 가스 충전소가 있으니깐 그쪽에서 충전을 하기로 하고 이동했다.


오늘이 일요일이라 그런지 아니면 동네가 워낙 작아 수요가 없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두 군데의 가스 충전소가 모두 영업을 안 하고 있는 듯 문이 굳게 닫혀 있으니 이거 참으로 난감했다.




 

까스! 까스? 까스! 까스가 필요해!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는지 마침 가스 충전소 직원이 차를 타고 나오는 것을 발견! 

사정 설명을 하고 협조를 구하니 흔쾌히 영업 종료된 가스 충전소를 다시 가동 시켜 가스 충전을 해줬다. ​

어쨌던 휴무니깐 내일 오라고 할 수도 있는데도 불구하고 가스가 필요한 한국에서 온 한 사람을 위하여 

충전소 직원은 귀찮음을 무릅쓰고서 멈춘 설비를 다시 가동하느냐 여기저기 분주하게 뛰어다니는 것을 보면서

정말 일본의 친절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게 된 하루 이기도 하다.

 

아사히 가스 충전소 (旭ガス 充填所)의 친절한 직원 덕분에 천만다행으로 가스를 충전완료!

이제 미나미 사쓰마에서 발이 묶이지 않고 다음 렐리를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 ​

댓글17

광전l남원l토마스 작성일

좋은 여행기 잘 봤습니다.  안전하게 여행 하시기 바랍니다.

폭탄너구리의 댓글 작성일

감사합니다. 여행중이라 전부 댓글을 못달아 드리고 있어요 ㅠㅠ

대경l대구l까미 작성일

폼포코너구리대작전중에 걸린듯 ㅎㅎ

폭탄너구리의 댓글 작성일

그런가봅니다. 너구리들이 그렇게 많을 수 없어요 밤이라 카메라로 찍히질 않아서 아쉽네요

서경I연천I김진호 작성일

일본이라는나라는 참.. 친절해서 좋은거같아요 
우연찮게(?) 오키나와여행했을때도 
기념으로 수건하나 사러갔는데 아이가이쁘다며 목욕타월을...더비싼걸 선물로주더라구요.. 밖의날씨가 더웟음에도불구하고 수건몇장사러온사람에게 물과 의자를 주며 쉬엇다가라고 할정도로 .. 옛 한국의 정이랄까.. 그런걸느끼고와서 다시한번 오키나와 계획중이네요 ^^ 오늘글을보니 일본 어디든 친절하군요  ㅎㅎ

폭탄너구리의 댓글 작성일

정말 관관객들이 왜 몰리는지 알수 있는 대목이죠 우리나라 여행지 뉴스 댓글과는 상반되는..

가을하늘올란도의 댓글 작성일

그런 친절이 일본을 관광천국으로 만든게 아닐까요? 그래서인지 늘 여행가고픈곳 1순위입니다~

대경 포항 인상파78 작성일

즐거운여행되시고 
무사귀환하십시요~~^^

폭탄너구리의 댓글 작성일

감사합니다.

부경l아르티어스 작성일

여행기 잘 보고 있습니다...홧팅!

경기l분당l탕볶밥 작성일

안전 여행되세요

경기I지다수 작성일

너구리들 변신했을수도 있어요. ㅎㅎ

서경l일산lRyan Ahn 작성일

다음회가...

부경l지포스 작성일

즐거운 여행 되시고 안전 운행 하세요. ~ ~ ~

부경l마산l무지개소년 작성일

다음편도 기대 할께요 
부럽네요

아니벌써 작성일

잘보고있습니다 안전이 최고입니다!!

가을하늘올란도 작성일

일본에 좁은도로가 많아서 경차가 편리하겠네요~ 에고 올란도 폭이 동급타차량에비해 아주 넓은것도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