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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란도 LPG로 일본일주 8일째 이야기

폭탄너구리 2018-07-05 18:43 조회 578

 

 


내차로 일본일주 8일째의 이야기~

아침부터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소리에 잠을 깼다.

뒹굴뒹굴 거리다 온천이나 하기로 하고 애마 음란이를 깨워 헬시랜드 타마테바코 온천으로 향했다.





 

헬시랜드 타마테바코 온천 (ヘルシーランド たまて箱温泉)도착!

헬시랜드라고 하니 짱구는 못 말려에 나오는 건강랜드가 생각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

너무 이른 시간에 왔는지 아직 영업준비 중이라 주변을 좀 둘러보기로 한다.

아침부터 소나기인지 모르겠지만 꽤 많은 비가 오락가락 한다.

이런 날엔 그냥 어디 안가고 종일 온천이나 하는게 나을지도 모르겠군.





 

이쪽으로 가면 모래찜질을 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날 파도가 워낙 높아서 모래찜질 하는 장소는 이미 파도가 차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오늘 모래 찜질장은 개점휴업 상태 ㅎㅎ; ​


 

조금 걸으면 연기가 맹렬히 피어오르는 이곳을 발견했는데 계란 썩는 냄새 (유황냄새)가 가득하다.

목욕탕은 아닌 것이 물은 가득 차있는데 무엇일까 두리번거리다 작은 표지판을 발견했다.

야마가와 제염공장 유적?

여기는 야마가와 제염공장 (소금공장)유적이라고 한다.

​1944년부터 1964년까지 여기서 나오는 바닷물과 온천의 열을 사용하여 소금을 만들던 공장의 터였던 것.

무려 100도의 뜨거운 온천수라 오히려 적당한 온도로 식힌 다음 모래찜질, 온천등에 사용한다.



어! 저 파란색 물의 색상은 예전에 가마솥 지옥 온천에서 봤던 그 색상의 물이다.

색상이 묘하게 이쁜데 한번 들어가 보고 싶은 욕구가 막 샘솟는다.

하지만 지독한 유황냄세에 패스하기로 ㅎㅎㅎ;





 

​땅속에서 연결된 파이프의 끝에서 고압의 증기가 솟아오고 있다.

그 기세와 소리가 상당히 맹렬하여 증기가 아니라 물로 착각될 정도로 주변에 물보라를 일으키고 있다.

이거 화산활동 시작하면 터지거나 그러는 것 아닌가 괜히 걱정된다.​


 

9시 30분 땡 하자마자 타마테바코 온천의 영업이 개시됐다.

목욕료는 510엔, 모래찜질까지는 1130엔으로 더 이득이지만 오늘은 모래찜질이 불가능이라 목욕권만 구입한다.

역시나 표를 파는 것은 자판기의 몫이다.

돈을 넣고 버튼을 누르니 무뚝뚝한 자판기에서 표가 튁~ 하고 튀어나온다. ​

참고로 수건은 200엔에 빌려주고 있지만 역시 개인 수건을 챙겨가는게 절약하는 길이다.

머~ 손을 가볍게 하고 싶으면 여기서 빌려도 되지만;;​

또 한가지 헬씨랜드 타마테바코 온천의 팁을 알려준다.

이 온천은 노천온천을 갓추고있으며 이 노천온천이 진자 백미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매일 이용할 수는 없고 ​짝숫날, 홀숫날에 따라 남자 여자별 노천탕과 실내탕의 이용이 갈리게 된다.

즉 자신이 남자라면 무조건 이곳은 짝숫날에 와야 노천온천을 즐길 수 있으며

자신이 여자라면 홀숫날에 와야 노천 온천을 즐길 수 있으니 참고하시도록!


​샤워장 문을 열면 펼쳐지는 모습이다.

여기가 바다야 온천이야?? ​


 

두둥!

이것이 헬시랜드 타마테바코 노천온천이다​.

이런 멋진 곳을 어찌 이용하지 않고 그냥 갈 수 있겠는가!



 

노천온천의 전경인데 정말 멋지다!

이 멋진 온천을 이른 아침, 그리고 평일이라 나 혼자서 아예 전세를 내듯 이용했다.

온천욕을 하는 동안에 진짜 아무도 들어오지 않았다. ​


 

​진짜로 넓어서 우스겟소리로 여기서 수영을 해도 모자람이 없을 것 같다.

​푸른 바다, 완만한 해안선, 그리고 사쿠라지마 화산을 닮은 가이몬산을 바라보며 즐길 수 있다.

날씨가 흐린 것이 아쉬웠지만 어쩔 수 없지. ​

물도 적당히 따듯해서 오래 머물기 좋은 타입이다.

 뜨거운 것 좋아하시는 분들은 온천이 분출되는 곳 주변으로 가시면 알맞게 즐길 수 있다. ​


 

이 넓디넓은 노천 온천에서 한참을 멍하니 풍경을 바라보며 오랜만의 여유를 즐겼다.

온천욕을 끝내기엔 못내 아쉬워 심심하면 밖에 나왔다가 추워지면 다시 들어가길 반복했다는 ㅎㅎㅎ;​

​혼자 전세 내듯 이용한지라 적당히 카메라를 올려놓고 나의 모습을 담았다.

다른 포즈의 사진도 있지만 자체 심의결과 컷컷!!​

그야말로 평일, 이른 아침이 아니라면 불가능한 사진이다.








 

온천 후에는 역시나 커피우유와 삶은 온천 달걀이지!

온천물로 삶았는지 달걀에서도 유황냄새가 났다. ​

달걀은 50엔, 커피우유는 120엔이다.

뚜껑을 따서 쉬지 않고 꿀떡꿀떡 마셔 끝을 내는 바로 이맛!! 캬~​



 

온천도 했겠다 다음 목적지를 향하여 이동한다.

확실히 아침의 온천은 마치 에너지 충전을 하는 것처럼 몸을 활기차게 만들어준다.

여행 중 온천이 다이어트 효과도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몸무게가 벌써 -5kg이 빠졌다.

일할 때는 밥을 조금만 먹거나 저녁을 아예 굶어도 빠지지 않던 살이 술술 빠지는 놀라운 경험을 하고 있다.​



 

​또 찾아주십시오!

표지판 속 상자를 머리에 달고 있는 거북이가 이부스키를 떠나는 이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넨다.

왜 하필 거북이가 상자를 머리에 달고 있을까 궁금해서 찾아보았다. ​


우라시마 타로라는 젊은 어부가 낚시를 하던 중 작은 거북이 한 마리가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걸 발견한다.

타로는 아이들로부터 거북이를 구해주고 바다로 돌아가게 하였다.

다음 날, 거대한 거북이가 그에게 나타나 그가 구해준 거북이가 용왕의 딸이며, 용왕이 그에게 감사하고 싶어한다고 말한다.

타로는 용궁성에 가서 용왕과 공주를 만났고 타로는 그곳에서 그녀와 함께 며칠간 머물렀다.

타로는 다시 그의 마을로 돌아가고 싶었고, 그녀에게 떠나게 해달라고 말했다.

공주는 어떤 일이 있어도 절대 열어보지 말라며 이상한 상자 하나를 주어 떠나보낸다.

그러나 바깥은 이미 300년이 지난 이후였고, 그의 집과 어머니는 모두 사라져 있었다.

슬픔에 빠진 타로는 별생각 없이 공주가 준 상자를 열어보았다.

그 안에서 하얀 구름이 나오더니 타로를 늙게 만들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였는데 일본 동화였다니...

멋진 노천온천이 있는 이부스키, 기회가 되면 또 오고 싶다.





 

23번 현도를 타고 가고시마 방향으로 달린다. ​






 

신호대기 중 어느 목공예점 앞에 목공 조형물들이 특이해서 사진에 담았다.

톱질하는 ​곰도 있고 가고시마 캐릭터 구리부, 그리고 원피스에 나오는 쵸파도 있네 ㅋㅋ

 


 

가고시마 시내의 충전소에서 다음 렐리를 위한 가스를 충전한다.

음란이 머리위에 길동무 비행이 올려놓고 인증샷 찰칵!

한국에서 온 애마 음란이는 역시나 가스 충전소 직원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했다. 

과연 가고시마에 한국 번호판을 달고 있는 LPG 차가 온 적이 얼마나 될까?

아마도 이 사람들은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이 광경을 보는 것일지도 모른다. 


 

가스통을 찾아라!

일본에서는 LPG 가스를 연료로 쓰는 차량은 택시가 전부이자 유일하다고 볼 수 있는데

일본의 택시도 우리나라의 렌트카나 택시처럼 트렁크에 가스통이 있다.


그래서 가스 충전소 직원들은 충전을 위해서 본능적으로 트렁크를 열려고 하는데

이때 붐베가 트렁크에 없다고 하면 굉장히 신기해하면서 저렇게 아래에 기어들어가서 기어코 붐베을 보고야 만다.

(일본에서는 가스통을 붐베, LPG 가스를 LP 가스라고 부른다.)

 


 


일본일주 간바레!


기어들어가 가스통을 확인했던 충전소 직원이 일본일주 파이팅이라며 타올을 선물로 줬다.

역시 전형적인 일본 느낌의 포장, 코아 오토가스라고 써져있다.








 

일본 가스충전소 영수증 포멧 중 또 다른 타입인데 가장 많이 쓰는 포멧의 영수증이라고 볼 수 있다.

​가고시마 지역의 가스 가격은 1리터에 95.04엔 좀 비싼 편이라 3000엔만 충전했다.


 

전차선에서 우회전을 기다리는 일본의 자동차들.​

가고시마도 노면 전차가 다니는지라 우회전할 때 조금 난이도가 있는 편이다.

하지만 몇 번 경험해보니 나름의 요령만 알면 쉽더라는.

 ​


 

가고시마의 시내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텐몬칸도 가봤다.

원래 목적은 2년 전에 샀던 것과 같은 디자인의 기념 티셔츠를 사려고 한 것인데 결국 구입은 실패.​

가고시마의 위인이라고 하면 역시 일본의 근대화 (메이지 유신)을 이끌었던 사이고 다카모리다.

2년 전에 사이고 다카모리의 가문과 그의 어록이 들어가 있는 검은색의 기념 티셔츠를 산 적이 있다.

그나마 왜색이 덜한 디자인이라 그 티셔츠를 너무 자주 입다 보니 색이 바래버려 하나 더 사려고 했지만 지금은 안 팔고 있다.

언제나 기념품점에 늘 나오는 그런 물건이 아니었구나.... 그럴 줄 알았으면 좀 아껴 입을걸;;

확실히 일본은 리미티드 문화가 강하다.



 

2년 전 큐슈여행에서 데루쿠니 신사 (照国神社)를 빼먹었던지라 이번에 가보기로 했다.​


 


 

거대한 도리이와 가이츠카 향나무의 조경이 인상적이다.

마치 해리포터에 나오는 나르는 공 '퀴티치' 같기도 하고 일출을 형상화한것 같기도 하다.

일본의 그 특이한 사상과 정서로 보자면 아마도 일출이 더 정확할 것이라 본다. ​






 

 데루쿠니 신사 (照国神社)의 앞마당은 원래는 주차장인데 무슨 행사를 하는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인부들이 길쭉길쭉한 대나무를 어께에 이고 ​정신없이 움직이고 뚝딱거리는 망치소리가 여기저기 들려온다.








 

신사의​여름 축제를 알리는 포스터.


 신사의 앞마당과 그 일대에서 열리는 축제인 고쿠가쓰도의 준비를 위한 작업을 하는 것이었다.

로쿠 가쓰도는 다양한 그림이나 글을 쓴 종이를 대나무로 틀에 붙이고 그 안에 불을 넣고 등롱을 만들어 전시하는 것이다.

밤에 보면 신사를 가득 메운 은은한 등롱의 그 정취와 그림이 여름의 밤을 즐겁게 만든다고 한다.  


7월 15일 일요일 ~ 16일 월요일 동안 열리는 가고시마현 최대의 축제라고 하는데 보고 싶지만 날짜가 한참 뒤다.

이걸 못 보고 가다니 아쉽다. ㅜ_ㅜ





 

신사의 전경을 사진으로 남겼다.

신사에 유래된 전설이나 역사적 사실은 이제 웬만하면 남기지 않겠다.

(사실 귀찮아서라고는 말 못 한다 ^^:)




 

사이고 다카모리와 그의 아내, 사쿠라지마 화산 랩핑의 마을 순환버스.

신사 바로 위에는 사쿠라지마 화산과 가고시마市를 조망할 수 있는 시로야마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는 무료 주차장도 있고 사진과 같이 ​순환 버스가 다니므로 나름 접근성은 쉬운 편.

그나저나 버스가 많이 힘들어하는지 검은 매연이 말도 못하게 나온다.

일본은 디젤 배기가스 규제를 하지 않는지 유독 매연 냄새가 심한 버스들을 자주 마주친다.



 

시로야마 전망대로 올라가는 ​기념품 가게의 거리

평일이라 그런지 찾는 사람은 거의 없는 한산한 모습, 그래서 문을 닫은 곳도 있었다.​



 

​큰 기대는 안 했지만 이번 여행에서도 이놈의 사쿠라지마 화산은 그 온전한 모습을 쉽사리 보여주지 않는다.








 

사쿠라지마 화산 ​참으로 얼굴을 보기 힘든 그대여....



 

가고시마에 왔으니 가고시마의 명물 쿠로부타 (흑돼지)샤브샤브를 먹어보기로 했다.

​조금 검색을 하니 여러 유명한 곳들이 나오는데 자동차의 접근이 쉬운 쥬안 (寿庵)으로 정했다.




 

시끄러운 가고시마 시내의 분위기와는 딴판인 내부 모습.

물소리와 함께 일본 전통음악이 흐르고 있는 정원의 모습이 범상치 않아 보인다.

꽤 비쌀것 같은 느낌이 팍팍 드는데? ​

(이곳의 흑돼지 샤브샤브는 런치 타임에는 2700엔, 저녁에는 3000엔이다.)​


 

흑돼지 샤브샤브를 주문했다.

따듯한 녹차와 가쓰오부시 우린 물이 먼저 나오고 그 다음으로 나온 이것은 흑돼지 찜 갈비.

먹어보니 부드러운 식감이 들면서 딱 전형적인 찜 갈비 그맛이 느껴졌다. ​


 


드디어 샤브샤브 준비 완료!

고기의 양이 많아 보이는 것 같지만 나에겐 너무 모자란 양이다.

추가 주문을 할까 하다가 그냥 가고시마 명물 흑돼지 맛이나 느껴보는데 의의를 갖기로 했다.






댓글11

부경l마산l무지개소년 작성일

온천 멋지네요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서경부지역장제이슨 작성일

우아~ 저런 온천 가보고싶네요.

서경I남양주I제아민 작성일

정말 정말 부럽습니다 건강하고 안전한 여행되세요!

서경노원 두번째랑도 작성일

나도가고십다앙ㅠㅠ

폭탄너구리의 댓글 작성일

표 끊고 오세요  ㅋㅋㅋ 막이럼

대경l대구l까미 작성일

온천에 몸 푸욱~ 담구고싶네요 ㅜ.ㅜ

폭탄너구리의 댓글 작성일

이열치열 이랄까요 따뜻하게 몸 담그고 나오면 정말 시원합니다.

충청l세종l포크 작성일

드디어 올라온것 8편까지 정독을 했네요. 너무 재밌고 설명이 상세해서 공부도 되는듯합니다.안전하게 여행 이어가시길 바랍니다^^

폭탄너구리의 댓글 작성일

좀 내용을 줄여야 하는데 줄이고 줄였지만 좀 많습니다 ㅠㅠ 

new최강의꿈 작성일

와우 대단해요. 사고없이 무사히 여행 마무리 하세요

가을하늘올란도 작성일

헬시랜드 타마테바코 온천~~ 오~ 가보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