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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란도 LPG로 일본일주 16일째 이야기

폭탄너구리 2018-07-15 06:41 조회 557

 

 

 

​2018년 7월 10일 내차로 일본여행 ​16일째 이야기.

여행하면서 ​벌써 7월도 중반으로 향하는 것을 이제 알아버렸는데.... 참, 날짜 개념도 없어지고 있다.

시코쿠 지방에 들어온 지 2일째, 우치코 마을을 가기 위하여 일직부터 움직인다.

큐슈를 일주하면서 종일 비구름과 함께 했는데 이번에는 계속 맑은 날씨가 반겨준다.

그래 쭉~ 이대로만 가자!




 

우치코 마을의 첫 관문이라 할 수 있는 우치코역부터 들러본다.

여행을 하면서 한가지 알게 된 사실인데 굳이 관광안내소를 갈 필요가 없고 기차역이든 전철역이든

역사에 가면 그 도시의 관광안내 책자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이번에 알았다.

(우씨~ 그동안 관광안내소 찾아가느냐고 힘들었단 말이여!)

시코쿠 지방의 각 지역 관광안내 책자는 포멧이 통일된 느낌이 강하다.

모든 것을 한 개의 책자에 담았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알기도 쉽고 나중에 보관도 훨씬 쉬워서 개인적으로 선호한다.​


 

우치코역 로터리에는 증기기관차도 전시되고 있다.

워낙 한가한 시골역이다 보니 역 앞 로터리엔 이따금 택시 한 두대가 대기하는 편이다. ​


 

​우치코 마을을 둘러보기로 하고 움직여본다.

무료 주차장도 있어서 대충 대놓고 돌아다니기 좋다.


단, 여름은 진짜 더워서 저기 사진 속에 보이는 신호등의 노란불이 보이는 지점까지 갔다가

결국 다시 되돌아와 차를 가지고 움직였다는 ^^:;

그만큼 일본의 여름 더위는 정말로 대단하다.​


 

​특이한 집, 특이한 차

이 집은 배를 컨샙으로 지었는지 1층은 주차장으로 쓰고 있고 2층부턴 배의 선수부를 똑 닮은 집이다.

주차장엔 핫핑크의 도요타 크라운이 있는데 왠지 집주인은 게이일 것 같은 생각이 ㅎㅎㅎ ^^;;


 

​우치코마을의 문화, 예술과 오락을 즐기는 극장격인 우치코자 (座)의 모습.

1900년도 초기에 우치코 마을은 목랍 ()과 생사 ()의 생산으로 번영한 마을이었는데.

경제적으로 풍요로우니 먹고사는 문제를 넘어 자연적으로 놀이 문화를 찾게 된다.

그 수요에 힘입어 지방 유지의 출자로 1916년도에 건립된 목조 2층 건물의 극장이다.


1주로 농한기에 가부키[], 분라쿠[] 등을 공연하였고 나중에는 영화 상영과 만담도 이루어졌다.

그 후 1965년에는 노후화로 인해 헐릴 위기에서 주민들의 열의로 복원하여 1985년 10월 극장으로 재출발하게 된다.

회전 무대, 화도[] 등 당시 그대로의 모습으로 복원하였다고 한다.


 



 


뜬금없지만 여기서 가부키를 볼 수 있겠다 싶어 ​물어보니 7월은 공연이 없다고 한다.

12월 29일 ~ 1월 2일은 휴무이고 공연이 매일 있는 것은 아니므로 홈페이지를 참고함이 좋겠다.

참고로 이곳 우치코좌에서 우치코 마을의 3개의 전시관을 둘러볼 수 있는 SET 티켓을 900엔에 팔고 있다.

정상적으로 3곳의 개별 입장권으로 입장 시 1100엔이지만 SET 티켓은 900이므로 다 돌아본다면 후자가 좀 더 이득이다.




 

우치코좌를 관람하기 위하여 들어가 봤다.

인원이 매우 적음에도 해설사 아줌마가 붙어서 역사라든지 각 부분이나 특징에 대하여 잘 설명해준다.

물론 일본어로 설명하므로 아무래도 조금이라도 일본어를 아는 쪽이 편하겠다.

정 모르더라도 번역기를 들이대면 어느 정도 알아들을 수 있다.​


​ 

가부키 배우들이 공연하는 무대에 서서 객성을 내려다보았는데 꽤나 큰 무대다.

바닥에는 비밀 장치가 있어서 갑자기 어디선가 튀어나오거나 스르륵 올라오는 식의 퍼포먼스가 가능하다고 한다.​


 

우치코좌를 비롯한 가부키, 분라쿠 (인형극) 극장들의 구조는 거의 대동소이하다.

이곳 우치코좌의 객석도 비슷한데. 사진 속 장소는 공연에 협찬한 마을 유지들이 앉는 전용석이라고 한다.

칸막이가 쳐 있는데 저것으로 좌석을 넓힐 수 있고 구분도 한다.


 

​여기는 일반 객석의 모습이다.

특이하게 무대 쪽으로 갈수록 경사가 있는데 계단식으로 만들 수는 없어서 저렇게 만든 것 같다.








 

​뒤에서 바라본 무대의 모습이다.

여기에 관객들이 꽉 차면 꽤나 볼만할 것 같군.


 

​여기는 무대의 아래층이다.

무대의 아래층을 나락 (奈落)이라고 부르는데 말 그대로 지옥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여름이라 더울 것 같지만 지하라 그런지 덥지는 않는데 지하 특유의 냄새와 축축함이 느껴진다.

여기서 무대의 진행에 따라 주인공을 아래에서 무대로 등장시키거나 반대로 사라지게 하는 등

이 장치를 움직이는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고 하니 상상이 가지 않는다.

무대는 현실이라면 무대를 움직이는 이곳은 그야말로 지옥이 따로 없다. ​


 

이것은 주인공을 아래에서 위로 올리는 장치인데 자동이 아닌 오로지 사람의 힘으로 움직인다.


 

​우치코자의 유리는 대부분 새로 보수했지만 1900년대 당시, 즉 약 100년 전 ​수제로 만든 유리가 있다고 한다.

사진처럼 반대쪽 배경이 깨끗하게 보이지 않고 울퉁불퉁하게 보이는 것이 약 100년이 넘는 수제 유리다. 


 


 

우치코좌를 관람하고 두 번째로 간 곳은 상업과 생활 박물관이다.

1897년 사노 가문이 우치코 마을에서 장사를 시작한 건물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었다.

우치코에서 생산하는 목랍, 쉽게 말해 양초 등의 원료가 되는 왁스를 만드는 공장이자

각종 약을 조제하고 판매하는 당시의 종합 쇼핑몰이라고 보면 되겠다.​

 1897년이니깐 일본은 에도시대를 지나 메이지 말기쯤의 시대이고, 우리나라는 고종황제가 대한제국을 선포한 시대이다.



 

어휴 깜짝이야!

티켓을 제시하고 들어서니 이 아저씨 두 분이 떡하니 환대(?)를 해주신다.

들어오자마자 갑자기 웅성 되는 소리와 이럇샤이마세~ 하는 소리가 나오는데 진짜 사람인 줄 알았다.​

당시에 약을 파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여기도 딱 들어오자마자 이 두 아저씨의 대화를 들을 수 있다.

방석도 있어서 같이 참여도 가능 ^^;;​


 

​이렇게 앉아서 맹렬한 7월의 더위를 피해본다.


 

장사로 돈을 많이 번 가문이기 때문에 집의 구조나 내부의 모습은 상당히 호화로웠다.


 

아침을 먹는 모습인 듯, 역시 여기도 리얼한 소리가 나온다.


 

애마 음란이는 타임머신.

우치코 마을을 1890년대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는 조용한 마을이다.

애마 음란이를 잠시 세워두고 한번 찍어봤는데 무슨 빽 투더 퓨처인가 ㅋㅋㅋ






 


일본의 시골마을은 이런식의 무인 좌판을 흔하게 볼 수 있다.

그야말로 무인 양심가게~​








 

우치코 마을에서는 기모노 체험도 할 수 있다고 한다.

기모노를 입고 고즈넉한 옛 거리를 걸어보는 것도 조용하고 하니 나쁘진 않을듯한데....

기모노 체험 하다가 쓰러질듯 ㅎㅎㅎ; 여름이라 그냥 그늘이 좋아요 ^^:​



 

작은 구멍가게에서 아이스크림 하나 사먹으며 바라본 우치코 마을 풍경 ​



 

더울 때는 그저 쉬는게 최고, 잠시 여기 들어와 매미소리를 즐겨보자.


여기는 목랍 자료관 가미하카테 (木蠟資料館 上芳我邸)인데 에도시대부터 메이지 시대까지

목랍 생산으로 번영한 마을답게 규모가 크고 화려한 건물이 많은데 이곳 가미하카테도 그런 건물 중 하나이다.​


 

정원이던 내부의 다다미방이던 그냥 철푸덕 앉아서 있을 수 있고

아예 편하게 있으라고 선풍기도 쌩쌩 돌아가고 부채도 여기저기 있다.

기모노 체험하면서 사진 찍기 좋은 장소로는 이곳 가미하카테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우치코 마을의 특산품 목랍을 가공하여 만든 왁스 제품과 그것을 만드는 원료인 거망옻나무(황로나무)의 열매.


맨 위의 네모난 것이 햇볓에 말려 표백한 생랍.

아래에서 왼쪽의 누런 것은 신실랍 ( : 11월에 거망옻나무에서 채취한 신선한 과실에서 뺀 왁스)

아래에서 오른쪽의 약간 노란 것이 고실랍( : 다음 해 장마기 이후까지 저장한 오래된 열매에서 뺀 왁스)

이 목랍은 1900년대 만국박람회에 샘플로 출품하고 곧이어 막대한 부를 쌓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가미하가테 건물의 바로 안쪽에는 열매로부터 시작하여 목랍을 제품화하는 전 과정을 볼 수 있게 되어있다.




 

목랍으로 만든 대표 제품 중 하나가 바로 초인데 일본 전통초 (와로소쿠)를 만드는 가게도 있다.

에도시대부터 쭈욱~ 대를 이어와 기계화 공정이 아닌 일일이 장인의 수작업으로 초를 만드는 곳이다.

일본 사극 드라마나 시대물 애니메이션을 보면 초를 키거나 갑자기 초가 꺼지거나 하는 장면이 종종 있는데

그 시대에 사용했던 초가 바로 이것!

 





 

직접 초의 심지가 되는 원료도 보여주고 촛불을 끄는 방법이나 심지 조절하는 방법도 직접 알려준다.

일본 초는 일자로 뻗은 양초와 달리 그 모양, 타는 모습과 빛을 보면 묘한 매력이 있다.

이걸 구하려 여러모로 검색도 했는데 정보가 없었다.

꼭 이 일본 전통 초를 가지고 싶었는데 그걸 여기서 발견하다니!



 

이것이 초의 심지가 되는 부분이다.

굵은 등심초 나무막대에 명주실을 칭칭 감아서 만든다.​





 

​일본 전통 초의 가격, 가격이 헉 소리 나게 비싸다.

초의 수명은 사진상 왼쪽부터 시작하여 박스 안에 담긴 작은 것이 30분, 1시간, 1시간 30분,

사진상 오른쪽에 있는 4개짜리 초부터 2시간, 2시간 30분, 4시간, 6시간의 수명을 가지고 있다. ​

원래 조박사가 간 날 와로소쿠야는 휴무날이라 문이 닫여 있었지만 전화통화 후 특별히 문을 연 것이다.

그런지라 심지를 돌돌 돌려가며 녹인 목랍물을 끼얹는 과정을 반복하여 초를 만드는 장면은 아쉽게도 볼 수 없었다.

사진을 검색하면 조금 자료가 나오는데 꽤나 시간이 오래 걸리고 고단한 작업 같다.

초 가격이 헉! 소리가 나올 정도로 비싼 이유가 다 있는 듯. ​



 

포장 안된 것과 박스 포장된 것이 있는데 계산해보니 100엔 차이가 난다.

전통 제철 방식으로 수제작으로 만든 ​촛대도 같이 팔고 있었다.




 

밤에 집에서 분위기 낼 때 킬 요량으로 ​이럴 때아니면 언제 사겠냐 싶어 좀 많이 구입을 하였다.

세상에 살다가 초를 7만원어치나 사다니 ㅋㅋㅋ



 

그토록 원하는 와로소쿠도 샀으니 우치코 마을을 떠나 다음 목적지로 향하기로 한다.

기록적인 폭우로 인한 수해는 이곳 우치코 마을에도 피해를 입혔는데 연결되는 다리가 끊어져 통제를 하고 있었다.



 

에메랄드 색을 가지고 있었던 강은 흙탕물에 떠내려온 쓰레기로 엉망이 돼버렸다. ​


 

​사진 속 강과 맞닿아있는 숲을 보면 황토색의 경계가 있다.

며칠간의 폭우로 인하여 저 위치까지 물이 범람한 것이니 얼마나 많은 비가 왔는지 짐작할 수 있다.

댓글12

서경I연천I김진호 작성일

글을 너무 잘쓰시네용..ㅎㅎ 남는건 사진밖에없다는데 근래 여행사진중 가장멋진사진을 남기신거같아용 ㅎㅎ

서경I광주I반테스 작성일

너구리님 즐거운여행중이시네요^^ 
부럽습니다ㅎ

대경l대구l까미 작성일

요새 기온 40도까지 올라간다던데 더위 조심하세요 그리고 핑크는 남자의 색 아닌가요 ㅋㅋㅋ

서경l일산lRyan Ahn 작성일

추후에 정리해서 책 한권 쓰세요. ^^

서경 장안 설록사 작성일

일본어 배우고 가야겠어요^^ 
저도 가보고 싶은데 스피킹 때문에...ㅜㅜ

부경l마산l무지개소년 작성일

마지막 사진은 대박이네요 -0- 
늘 안전 운전 하시고 
조심히 다녀오세요

김포풍경예준 작성일

일본의 더위는 습도가높아서  많이 힘들죠. 아무쪼록  건강 잘챙기시고 안전운전 하세요. 다녀와서 여행기 출판 해봐야겠네요.

서경I평택I미히사랑 작성일

우와 마지막의 시코쿠 카르스트는 정말 멋진곳이네요! 
가보고 싶네요!

애주 작성일

와<~

경기l분당l탕볶밥 작성일

정말 유럽이 따로 없군뇨

일산I공주셋엄마82 작성일

와~부러워요^^ 안전운전하시고 건강히 다녀오세요~^^

서경I개봉I오아시스 작성일

여기는 정말 멋진 곳이네요 한번 가보고 싶은곳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