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본문

올란도 LPG로 일본일주 17일째 이야기

폭탄너구리 2018-07-16 20:41 조회 708

 

 

2018년 7월 11일 내차로 일본일주 17일차의 이야기.

시코쿠 카르스트의 정상에서 차박을 하였는데 밤 하늘의 별이 정말로 장관이었다.


별의 일주 사진을 찍으려고 삼각대 펼쳐놓고 셋팅을 다 해놨는데 카메라에 배터리가 모자랐는지 카메라는 꺼져있고

나는 차 안에서 잠깐 눈 붙힌다는 게 아예 자버려 훤한 아침에 일어나고 말았다.

혹시나 해서 카메라를 보니 촬영이 하나도 않돼있네 ㅡ_ㅡ;;; 이런 젠장.

어쩔 수 없지... 별 사진은 포기하고 아침의 시코쿠 카르스트를 한 번 더 둘러보고 내려가기로 한다.

잠자다 부스럭 리는 소리에 깼었는데 오토바이 여행자들도 밤새 여기에 텐트를 쳤는가 보다.

내 차를 바람막이 삼아 텐트를 쳤나?








 

너무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소들이 출근(?) 하지 않았다.

어떠한 인공의 소음 없이 오직 새소리와 특이한 매미의 끼끼끼끼 거리는 소리만 정적을 깨고 있다.



 

​어제 늦은 시간에 와서 조금 아쉬운지라 한 번 더 찍어본다.


 

시코쿠 카르스트에서 애마 음란이와 조박사의 인증샷도 찍어보고


 

소들이 슬슬 풀을 뜯으러 출근(?) 한다. ​


 

이 얼마나 한가롭고 평화로운 풍경인가. ​



 

우움~~~~ 음메~~~에 (어이 앞에 형씨 좀 빨리 좀 갑시다~)


 

오늘은 날씨 운이 따라주는지 맑은 하늘의 연속이다.

이곳 시코쿠 카르스트에 왔을 때 정말로 온몸에 소름이 싹 돋을 정도로 벅찬 감동이었다.

만약에 날씨가 흐렸더라면 진짜로 두고두고 아쉬웠을 것이다.​


 



 


 


 


 

이건 윈도우 바탕화면 절대 아님!

대충 찍어도 기가 막힌 작품이 나오니 컴퓨터 바탕화면으로 써도 딱이겠다.


 

해발 1485미터에서 애마 음란이와 길동무 비행기.

이건 블로그 메인 타이틀 대문 여름 테마로 써먹어야지 ㅋㅋㅋ


 

​정말로 구름이 발아래로 다닐 정도의 아찔한 높이다.

드론 가져왔으면 딱일 건데... 짐이 될까봐 드론을 안 가져왔더니 아쉽다.​


 

첩첩산중 산골짜기 마을도 사진에 담아본다.​



정말로 말이 필요 없음.



 


 

​자 다음 목적지를 향하여 슬슬 내려가본다.


이곳 시코쿠 카르스트에서 자칫 잘못하면 가스가 다 떨어져 고립될 뻔한 작은 사건도 있었다.

지대가 높아서 압력이 팽창한 탓일까 분명히 가스가 게이지 상으로 큰 것 1칸 이상은 남아있었다.

게이지상 큰 것 1칸이면 약 100km를 충분히 주행 가능한 연료량이니 여유를 가지고 연료를 좀 헤프게 썼는데 

시코쿠 카르스트에서 내려오면서 여기서 팽창했던 압력이 줄어드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연료게이지의 바늘이 내려가는 모습이 보일 정도로 내려가더니 결국 작은 것 2칸에 바늘이 와버린다.

아직 다음 충전소까지 아직 78km나 남아있는데... 산을 넘어가는 중 연료 경고등이 떠버리고 극강의 연비운전을 시작했다.




 

​산 중턱이 차밭인데 그 경사가 상당해 보인다.

하지만 내 마음과 눈은 연료 게이지만 뚫어져라 보고 있다.​




 

고치까지 앞으로 37km 남았군.

정말로 가스가 없다는 가스 경고등이 점멸해버렸다.

 제발 음란아 멈추지 마라!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듯.

초 극강의 연비 운전으로 겨우겨우 LPG 가스 충전소에 왔는데 하필 충전소 2군데가 전부 영업을 안 한다.

진짜 연료 부족 경고등이 깜빡깜빡 거리는데도 불구하고 한참을 운전하여 가스 보급에 성공!

마치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기분이 바로 이런 기분일까 싶다.

1리터에 75엔, 가득 충전하니 4271엔이 나왔다.

만약 한 20분만 더 시동을 켰거나 연비운전을 안 했다면 산중에서 고립될 뻔한 아찔한 순간이다.

참으로 가스는 여러모로 고려해야 할 것이 많은 어려운 연료이다. ​






 

가스도 빵빵하게 채웠으니 다음 목적지인 료마 기념관으로 워프 완료~

사카모토 료마가 태어난 고장이 바로 고치市이고 옛 지명으로는 도사라고 부른다.

도사라고 하니 그 험상궂게 생긴 강아지 도사견이 생각나는데 바로 그 도사견이 이곳 도사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료마 아저씨가 악수를 청하길래 기꺼이 응대해준다.



 

기념관 안으로 들어갔다.

여기저기 사카모토 료마 기념관이 있지만 아무래도 료마가 태어난 고장이고 하니 이쪽이 원조에 가까울 듯.

료마가 태어나서 메이지 유신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고 암살당하여 생을 마감할 때까지의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료마는 일본 최초로 해원대라는 증기선을 운항, 항해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었다.

증기선을 움직이려면 항해 및 배를 다룰 줄 아는 사람이 많이 필요한대 해원대는 원활한 해상 무역에 전초기지가 된다.

​본격적인 서양과의 해상 무역을 하려면 항해술도 중요하지만 영어부터 알아야 했기에

영어 교육과 시계를 조작하고 읽는 법, 등을 교육시키는 자료도 만들었고 이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사카모토 료마에 대하여 모른 채로 이 박물관을 둘러보기엔 많이 힘든 과정이 될 것이다.

NHK에서 방송했던 료마전이라는 드라마를 본다면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고 아! 그때 이것이 이거였구나! 알 수 있다.



 

교토의 데라다야라는 여관에서 머물던 료마가 신선조 대원으로 추정되는 암살자에게 습격을 당한다.

료마는 공격을 막기 위하여 칼을 뽑으려 했으나 하필 칼이 뒤에 있어 방어를 못하고 그대로 죽임을 당했다.

그때 료마의 뒤에 있던 병풍에 암살 당시의 핏자국이 묻었는데 바로 그 병풍을 전시하고 있었다.

 ​


 

​빨간 반점들이 많이 있는데 저것이 료마 암살 당시 튄 핏자국이다.

사카모토 료마는 도사번의 하급 무사로 태어났는데 신분제가 있었다고 하지만 도사번은 그 규율이 더욱 엄격했다고 한다.

상급 무사에게 갖은 멸시를 받으면서 새 시대를 갈망하던 그가 견원지간과 같았던 사쓰마와 초슈를 동맹을 맺게 만들고

상인의 집안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그 일이 무엇이던 결국 움직이는 힘은 주먹이 아닌 경제력이란 것을 잘 알았던지라

해상 무역을 위한 해원대를 만들어서 일본과 무역을 하고 싶어하던 외국과 손을 잡고 외국의 지원을 ​받는다.

삿초동맹의 무력과 경제력, 그 힘을 적절히 이용하여 결국 일본의 근대화의 시작인 메이지 유신​을 이루게 되지만

결국 33세의 꽃 같은 나이에 암살을 당하여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지게 된다.

정말 일본에서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같은 신의 한 수 와 같은 남자가 아닐 수 없다.

그러기에 일본에서는 근대화의 아이콘으로 료마를 가장 먼저 꼽는다고 한다.​




 

기념관은 최근에 리뉴얼 된 듯 새로운 전시관이 하나 더 있었다.

여기에는 료마가 태어난 고치 (옛날의 도사)의 엄격했던 신분제도를 다룬 코너가 있어 사진으로 남겨보았다.

물론 메이지 유신 이전, 즉 에도시대까지는 당연히 신분제도가 있었는데 에도말기 전국 통일에 의한 태평성대가 계속되니

상인의 파워가 강하여 점점 무사의 권력과, 힘은 줄어들고 있었고 그만큼 신분제의 격도 두리뭉실하게 변하고 있던 시기였다.

하지만 도사번은 그 어느 번보다 신분제의 격식이 강하여 신분별로 별의별 제약이 다 존재했다고 하는데

그중 대표적으로 상급 사무라이 (쵸시)와 하급 사무라이 (카시)의 신분간 제약을 다루고 있었다.



 

에도시대의 신분제도 중 사카모토가의 신분의 위치를 나타내는 표이다.

위쪽부터 번주, 가로, 츄로, 우마마와리, 고슈, 루스이구미, 시라후다, 고시, 요닌, 카치, 아시가루 순으로 신분이 있다.

번주가 가장 높고 아시가루가 가장 낮은 계급이라고 보면 되겠다.


 

​상급 사무라이가 해도 되는 것들.

1. 성안에서 모자를 쓰는게 언제든지 가능하다, 단 하급 사무라이는 5월부터 8월까지만 허용된다.

2. 성안에서 말을 타고 다니는게 가능하다.

3. 높은 게다를 신고 다니는게 가능하다.

4. 사는 구역은 기본은 중심가이지만 원한다면 부촌에 사는게 가능하다.

5. 다만, 해를 가리는 우산은 상급 사무라이도 금지된다.

 


 

하급 사무라이가 하면 안 되는 것들.

1. 복면이나 보자기로 얼굴을 가리면 안됨

2. 상급 사무라이와 마주치거나 하면 길 옆으로 비켜서 고개를 숙여 예를 표해야만 함.

3. 가마에 타고 가는 것을 금지

4. 지팡이를 짚고 가는 것도 금지

5. 일반 게다만 가능하고 굽이 높은 게다를 신을 수 없다.​



료마가 부츠를 신고 있는 이유가 토사번의 엄격한 신분별 제약 때문에

자신은 하급 사무라이라 진흙길에서도 굽이 높은 게다를 신을 수 없었는데

서양의 문물과 서적 등을 접하고 탐독하면서 서양군 병사와 장교와 같은 장화를 신고 있는 것에 감격하여 눈물을 흘렸고

그 후로 일본의 짚신과 게다를 버리고 저 서양의 부츠를 신고 다녔다고 하는 일화가 있다.


 






 

료마가 암살당한 데라다야 여관의 방 내부를 재연한 세트도 있었다.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 국민 생활의 변화를 재미있게 그린 그림을 담아보았다.

쇄국에서 개국으로, 신분제에서 평등한 관계로, 왕정에서 민주 정치로의 변화를 그리고 있다. 


 

이쪽은 직업의 변화를 담고 있다.

 ​


 

​이외 복식이라던지, 생활상의 변화도 담고있다.


 

박물관 전망대에서 바라본 고치현의 해변이다.

수해로 떠밀려온 통나무들이 해수욕객 대신 해변을 메우고 있었다.


사실 고치현의 해변 풍경 및 바다는 멋지지만 조류가 빠르게 흐르는 곳이라 대부분은 해수욕을 금지하고 있다.

그래서 고치현의 바다는 마치 그림의 떡 같은, 그저 바라만 보는 바다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고치 역으로 가는 길

고치 지역은 대형 조선소들이 밀집하고 있는 공업단지가 있다.​


​고치역의 모습.

다른 차들도 주차를 해놨기에 꼽사리로 애마 음란이 잠시 불법(?) 주차를 해두고....



 

고치역에 오면 이 세 개의 동상을 가장 먼저 보게 된다.

 NHK 드라마 료마전의 세 인물인 사카모토 료마, 다케치 한페이타, 나카오카 신타로의 동상이다.

모두 실존 인물이고 마치 고치의 트레이드 마크랄까?

사실 사카모토 료마가 고치현을 먹여살린다 할 정도로 고치현 여기저기 료마와 관련된 것들이 많다.

고치는 또 다른 트레이드 마크가 있는데 바로 호빵맨 (앙팡맨)이다.

호빵맨의 작가가 바로 고치현에 살기 때문에 고치역에서는 호빵맨 데칼의 열차와 호빵맨 기념품을 만나볼 수 있다.

어린아이들은 호빵맨에 열광하지만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료마에 열광한다.



댓글26

인부ㅣ오렌지차박캠핑 작성일

멋지네요 일본차박

서경부지역장제이슨 작성일

우아~ 파란하늘 죽이네요~

폭탄너구리의 댓글 작성일

한국도 장마 끝이라 하늘이 맑지 않나요??

대경l대구l까미 작성일

전 호빵맨에 열광하겠네요 ㅎㅎ

폭탄너구리의 댓글 작성일

아이들 좋아합니다. 호빵맨 기념품이 정말로 많았어요

인부l봉이전선달l봉욱 작성일

예전에도 봤지만 참 대단하세요.

폭탄너구리의 댓글 작성일

감사합니다 ^^

BongLando 작성일

책 쓰셔도 되겠어요^^ 쉐보레에서 큰 상 주셔야 할듯요 ㅎㅎ

폭탄너구리의 댓글 작성일

글재주가 없어서 책은 무리입니다 ^^; 
이번 여행을 하면서 쉐보레에 실망했는데 상은 기대도 안합니다.

서경I광주I반테스 작성일

멋진여행이네요 부럽습니다ㅎ

대전l송촌l란돌 작성일

넘 즐기시는 모습 엄청 부럽습니다... 
혹시 여행 입니까??이민가신 겁니까... 
저두 한번 긴여정  보내고 싶네요...팍팍한 삶 뒤로하고~~^^

폭탄너구리의 댓글 작성일

여행입니다. 마음같아선 이민가고 싶네요

털보s 작성일

날씨가 화창하고 좋네요 ㅋㅋ

부경l마산l무지개소년 작성일

날씨랑 경치가 너무 좋네요 
덕분에 구경 잘하고 갑니다 
조심히 다녀오세요

콩닥콩님 작성일

진짜 부럽네요

서경l안양l산준 작성일

이번 지역은 우리나라 대관령 같은 덴가보네요 좋은 풍경 멋집니다-

폭탄너구리의 댓글 작성일

대관령보다 더합니다. 
깡 시골이라고 할까요? 이런곳에 으례 음식점이나 기념품점이 난자할것 같은데 
딱 휴게소와 산장 하나가 전부입니다.

마이 꼴 작성일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

부경I장유I새끼사자 작성일

파란하늘 보니, 기분이 좋네요^^ 
안운 하세요~

부경l울산l나얌나 작성일

잘 보고 있습니다 ^^

김포풍경예준 작성일

일본역사에해박하시네요 
잘보았읍니다. 안전하여행 하시길기원합니다. 잘봤읍니다

폭탄너구리의 댓글 작성일

배우는 만큼 아는것 같아요

수원란돌이 작성일

항상 잘 보고있습니다~~~ 
산속? 풍경이 유럽 같네요... 
일본에도 저런곳이 있다니...ㅎㅎ

폭탄너구리의 댓글 작성일

다이나믹합니다. ㅎㅎ

그랑이아빠 작성일

재밌게보고있어요~안전운전하세요^^

육식토끼 작성일

진짜 부럽습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