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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란도 LPG로 일본일주 20일째 이야기

폭탄너구리 2018-07-21 08:45 조회 659

 

 

2018년 7월 14일 내차로 일본일주 20일째 이야기

나고야의 도요타 자동차 박물관을 가기 위하여 아침 일찍부터 움직인다.

누누히 말하지만 일본의 국도의 수준은 우리나라보다 인프라가 허접한 수준이다.

사진처럼 차선이 나눠져있지 않은 곳도 부지기수이고

도로의 폭도 너무 좁아서 맞은편에서 대형트럭이라도 오면 정말로 심장이 쫄깃하다.

사진을 보면 선행하고 있는 다마스 같은 차는 경차인데 경차와 대형트럭 사이의 공간은 약 50cm,

경차와 마주 오는 대형트럭의 타이어를 보면 흰색 실선을 먹고 있는 것이 보인다.

만약 올란도 같은 중형차가 이런 상황을 맞닥뜨린다면 여유 공간이 15~20cm도 안되게 지나가는 것이다.

그래서 일본 국도에서의 운전은 여러모로 신경 쓸 것이 많다.



 

도로가 지나는 ​언덕에 차밭이 있는데 왠지 저기서 자라는 녹차잎으로 만든 녹차는 마시고 싶지 않다.

왠지 중금속이 가득할 것 같은 느낌이다.

녹차는 역시 큐슈의 우레시노 마을에서 나는 것이 깨끗한 듯.



 

미치노에키 (휴게소)같기도 하고 공방 같기도 한곳을 지나다가 풍경이 재미있어 잠시 차를 세웠다.

이 지역이 아마도 시가현?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온통 마을이 너구리 조형물 천지였다.



 

집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각양각색의 너구리 조형물들을 보니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이 생각난다.

너구리를 타누키라고 부르는데 ​일본에서는 가정집, 음식점을 가리지 않고 꼭 문 주변에 이 너구리 조형물이 있다.

특히 선술집 문 앞을 꼭 이녀석들이 지키고 있는데 장사와 사업의 번창을 시켜주는 녀석이라 한다.  


 

​각양각색의 표정이 재미있는 너구리 인형들, 전부 도자기로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하나 사고 싶은데 너무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문을 열지 않아 다음에 사기로 한다.



 

이른 아침부터 ​자전거 라이더가 홀로 페달질을 하고 있다.

자전거 라이더의 옆을 스쳐 지나가는데 룸미러로 자전거 라이더가 나의 차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것이 보였다.

아마도 일본 번호판이 아닌 처음 본 번호판을 단 차가 자신을 스쳐 지나가니 신기했는가 보다.


그나저나 조금 있으면 금방 더워질건 데 쓰러지지나 않으려나 괜히 걱정된다.

간밧데 구다사이!!


 

차장 밖을 빠르게 지나가는 시골 풍경​, 그리고 논 특유의 냄새가 좋다.





 

날씨 좋은 주말이라 그런지 ​어디론가 향하는 오토바이 라이더들이 많이 보인다.

오토바이 라이더를 보면 교통법규를 잘 지키는 라이더가 있는 반면

역시 일본도 사람 사는 곳이라 그런지 요리조리 차 사이를 미꾸라지같이 빠져나가는 라이더도 종종 보인다.



 

​드디어 도요타 자동차 박물관에 도착!

주차료가 있을 줄 알았는데 자동차의 성지(?)라 그런가 주차료가 없다.

오~ 굿!





 

이웃집 토토로에 나오는 고양이 버스 비슷하게 생긴 옛날 버스가 한쪽에 전시되어 있었다.



 

내부가 개방되어있어 이렇게 들어가 볼 수 있다.

운전석을 보니 그야말로 운전에 필요한 것 외에는 찾아보기 힘들다.

에어컨도 없는 버스라서 운전기사가 상당히 힘들었을 것 같다. ​



 

지하철 같은 ​길쭉한 좌석이 인상적이다.



 

​드디어 내부로 들어가 본다.

으~ 시원해 완전 천국이 따로 없구만~

입장료는 어른은 1000엔이고 역시나 무뚝뚝한 자판기가 입장권의 판매를 담당하고 있다.






 

도요타 자동차 박물관을 처음 들어가면 이 자동차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포드 머큐리 쿠거 XR7이라는 모델인데 1967년 생산된 스페셜 모델 자동차이다.



 

이 차는 도요타 AA형 승용차라고 부르는데

1936년 도요다 자동차의 창업주인 도요타 카이치로씨의 주도로

최신식의 미국차를 참조하여 개발한 도요타 최초의 승용차라고 한다.

65마력 3.389CC의 수냉식 OHV 엔진을 탑재하였다.  ​

일본도 자동차 산업이 발달하기 전까지의 과도기에는 미국 모델을 베껴서 만든 차량들이 많았다고 한다.

머~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고 하는데 내구성하면 도요타라는 말이 있을 정도의 도요타 자동차이지만

잘 나가는 회사도 과거에는 역시 흑 역사가 존재했음은 변치 않는 사실이다. ​



 

​이 차는 마치 롤스로이스처럼 차 문이 양쪽으로 개방되는 타입이다.

도어트림의 창틀 부품을 나무로 만든​것이 인상적이다.



 

자동차의 원조격이자 증조할아버지인 벤츠의 삼륜차 복제본도 전시되어있다.


 

​이 공간은 1910년부터 1930년대까지의 자동차를 전시하고 있다.

프랑스에서 최조로 증기자동차가 등장했지만 자동차라고 부르기엔 다소 문제가 있으니 논외로 치고

이후 자동차의 연료는 증기에서 1890년대 전기로 바뀌었지만 가장 큰 문제인 주행거리가 약점이었다.

그리고 1885년 벤츠와 타임러가 최초의 내연기관을 발명한 이후 1895년에는 미쉐린이 고무 타이어를 개발하면서

우리가 아는 본격적인 자동차의 역사가 출발하게 된다.


하지만 이때의 자동차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모습의 자동차와는 다소 거리가 멀었다.

자동차라기보다는 마차의 객실에 말 대신 핸들과 엔진 고무 타이어를 장착한 수준이다.


하나하나 전시장을 둘러보면서 이 마차를 닮은 자동차들에서 요즘 우리가 알고 있는 자동차에 채용된

디자인적, 구조적 요소들을 하나하나 발견할 수 있는데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꽤나 재미있는 장소이다.

그럼 이 마차를 닮은 자동차들에게서 요즘의 자동차로 이어져 내려오는 요소들을 하나하나 발견해보자.​







 

1901년 최초의 FR구동 방식을 채용한 ​자동차인 프랑스의 파나르 르바소르 B2의 모습.


이 자동차는 온통 시뻘건 것이 마치 불자동차 (소방차)로 오해를 살 것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이 자동차는 1901년에 만들어졌는데 FR 구동방식을 구현한 최초의 자동차라고 할 수 있겠다.

FR 구동방식은 엔진이 앞쪽에 있으나 동력은 뒷 바퀴에 전달되는 방식이다.




 


 


 

최초의 3륜 승용차인 ​드 디옹 부동 1

이것은 마치 3발 자전거와 오토바이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 1898년 ​프랑스에서 만든 최초의 3륜 자동차다.

240CC 1.75마력의 엔진을 탑재했으며 손쉽게 다룰 수 있고 가격이 저렴하여 대중적인 자동차였다고 한다.



 

롤스로이스 실버 고스트

차체의 길이가 웬만한 승합차 정도 되는 어마어마한 길이를 자랑하는 롤스로이스 실버 고스트.

예나 지금이나 고급차로서의 명성을 떨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봤을땐 옛날 모델이 더 호화스러운 것 같다.

바퀴의 사이즈는 못해도 21인치는 훌쩍 넘고, 엄청난 크기 덕에 옛날에도 그 존재감을 대단했을 듯.

7428CC의 수냉식 6기통 엔진으로 40/50마력의 힘을 낸다.

공차중량이 무려 1.7톤이다.



 

​온통 금 도금으로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당시의 고급차라고 해도 서스펜션은 판 스프링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 판스프링은 구리스로 윤활을 제때 해주지 않으면 스프링에서 마치 버스나 트럭처럼 삐걱삐걱 거리는 단점이 있다.

그 단점을 보완 시키기 위하여 ​아예 판 스프링을 가죽으로 싸버렸는데 과연 효과가 있었을지 궁금하다.



 

​스탭 아래에 호화로운 서랍이 몇 개 잇는데 자동차를 정비할 수 있는 공구들을 전부 탑재하고 있었다.


 

그저 박물관 신세가 아닌 실제로 쌩쌩 달리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년도별로 전시장 내부의 차량들이 달라지는 것을 보니 주기적으로 전시 차량 리뉴얼을 하고 있는듯하다.


 

아까는 거대한 고급 차량 라인이라면 ​이쪽은 소형차 라인이다.


 

한눈에 봐도 작은 자동차다.

대략적인 사이즈는 지금의 경차 정도 되는 것 같다. ​




 

이 차는 1925년 벨기에에서 만들어진 미네르바 30CV​ 타입 AC

전 세계의 욍족과 대 부호들이 애용한 벨기에의 명차라고 하며 미국의 상류층과 할리우드에서도

이 차를 몬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성공의 상징과도 같았다고 한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그릴 상단의 여신상이 달려있는데 마치 롤스로이스의 축소판을 보는 것 같다.






 

​유난히 튼튼해 보이는 범퍼가 인상적인 자동차다.
 


 

​이 차는 리어 판 스프링이 독특한 방식을 하고 있다.

다른 차량보다 공차 중량이 많이 나가는지라 리어 판 스프링도 상당히 많이 넣어 세팅되었다.

판 스프링의 위치도 보통 사다리꼴로 되어있고 그 중앙에 바퀴를 넣는게 일반적인 방식이지만

 이 차량은 공간 활용을 위하여 거꾸로 뒤집어 장착하고 중앙이 아닌 끝부분에 바퀴를 고정하여 충격을 흡수시킨다.


 

유난히 튼튼해 보이는 범퍼를 보니 다른 차에서 볼 수 없는 범퍼의 충격 흡수 구조가 적용되었다.

3개의 스탠레스 재질로 된 범퍼 바로 뒤에 한 개의 ​검은색 범퍼가 더 있는데 이게 마치 판 스프링처럼

충격이 들어오면 스프링 역할을 하여 충격을 흡수하는 구조이다.



 

이 차는 피어스 에로 시리즈36 이라는 자동차이다.

6796CC 100마력의 수냉식 엔진을 장착했는데... 6700CC라니 엄청난 기름 괴물이다.

1927년 미국에서 만들어진 자동차인데 롤스로이스보다 더 뛰어난 품질관리와 내구성으로 당시 최고급 차였다.

헤드 라이트를 최초로 휀다에 넣은 독특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

이때부터 자동차는 마차 차체형식의 디자인에서 슬슬 탈피하여 본격적인 지붕도 생기게 된다.









 


요즘 자동차들은 전부 헤드 라이트가 내장되었지만 옛날 자동차들은 전부 따로 달려있었다.

이 자동차는 헤드 라이드를 최초로 휀다와 일체화 시킨 그 시초의 모델이랄 할 수 있겠다.  






 



 

상당히 세련된 느낌이다. ​



 

​뒷범퍼 충격 흡수 구조가 적용되어 있었다.

범퍼가 밀리면 중앙에 고정된 링크가 움직여 오른쪽의 스프링을 압축시켜 충격을 흡수하는 방식이다.

역시 고급차답게 판스프링을 가죽으로 감싸놓은 것이 눈에 띈다.


 


이 차는 아수파노 수이자 K6이라는 모델이다.

1935년 프랑스에서 생산, 125마력 5184CC의 수냉식 OHV 엔진을 탑재했다.

아까 봤던 피어스 에로 시리즈 36보다 배기량은 작으면서 힘은 더 강력한 엔진이다.  







 

그동안 보아왔던 1900년대 초기의 자동차들과 비교하면 상당히 작은 ​유리창이 특징이다.

댓글8

하츠비 작성일

와 글솜씨가 상당히 좋으시네요^^ 너무길어서 반만읽었지만 빨려드네요^^

대경l대구l까미 작성일

박물관 가보고싶네요 ^^

경기I지다수 작성일

저도 6-70년대 미국차가 참 좋더라구요. ㅎㅎ 72년식 머스탱은 지금도 갖고 싶음. 71년식 카마로도. ㅠㅠ

충북 선비님 작성일

잘읽었습니다^^

리골레토 작성일

글 정주행 하고 있습니다. 
차박 일주 괜찮을듯 싶어 언젠가는 하고 싶은데~~~ 
걱정되는 점이 만약 현지에서 고장(부품 수요 안되는 점) 및 사고 처리는 어떻게 하죠? 
현지서 보험 비스무리한것들이 있나요?? 

폭탄너구리의 댓글 작성일

현지서 보험은있지만 오직 대인만 대응 가능하며 대물 대응은 따로 보험을 들어야 합니다. 
차량이 고장나면 답없습니다. 직접 부품 받아서 고치거나 견인해서 정비소 가야합니다. 

부경l마산l무지개소년 작성일

늘 잘보고 있습니다

서경I개봉I오아시스 작성일

아 신기한 차들이 많네요 덕분에 잘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