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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란도 LPG로 일본일주 31일째 이야기.

폭탄너구리 2018-08-01 08:05 조회 374

 

 

2018년 7월 25일 수요일 내차로 일본일주 31일째 이야기.

아침부터 일어나 여행기를 쓰는데 헐... 설마 벌써 1달이 지났다고??

계산해보니 오늘로써 내차로 일본일주 여행이 딱 1달이 되는 날이네... 참 시간이 빨리 가는 듯.

여행기를 업로드하고 화장실에서 대충 세수하고 차박으로 밤을 지냈던 센다이 성터를 둘러보기로 한다.

오늘은 날씨가 영 꾸물거리는게 비가 오려나?




 

센다이 성터의 안내판 모습.

센다이는 일본의 도호쿠 (동북) 지방에서 가장 큰 도시다.


과거 1600년 전 전국시대, 다테 마사무네가 센다이 성을 세웠고 메이지 시대 이후 동북 지방의 중심 도시가 되었다.

보통 거점이 되는 큰 도시마다 으리으리한 성들이 하나씩은 꼭 있지만 이곳 센다이는 성은 없고 성터만 있다.


이유인즉 에도시대 전기쯤에 다테 마사무네가 명을 다하여 죽어버렸고

메이지 시대에 폐성령에 의하여 성이 비워졌는데 2차 세계 대전의 ​폭격으로 성벽만 남고 완전히 소실 었다고 한다.

그 때문에 성이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온 사람들은 성벽만 덩그러니 남아있는 센다이 성터에 실망하기도 한다.




 

다테 마사무네는 어렸을 때 천연두로 한쪽 눈을 잃어 그것이 컴플렉스가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의 모습을 그릴 때는 무조건 눈을 그려 넣으라고 명령을 했고

그 덕분에 역사적 사실 기록을 그림으로 그리는 사람들은 마사무네의 명령과 역사적 사실 사이이에서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한다.


다테 마사무네는 1592년,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일으킨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 공략을 담당했지만 큰 공은 세우지 못했다.

히데요시 사후,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동군에 참가하여 주로 우에스기 카게카쓰[]를 공격하였다.

이때부터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최측근 인물이 되어 자신의 딸을

마쓰다이라 다다테루[]와 결혼시키는 등 그 위세가 대단하였다.

그렇게 위세가 대단했던 다테 마사무네는 병으로 1636년 5월 24일 향년 70세(만 68세)의 나이로 죽고 만다.

 




이곳 센다이의 초대 번주였던 다테 마사무네(宗)​의 동상이 옛 센다이의 영광을 조금이나마 보여주는 듯하다.

센다이 성터 위에서 바라본 센다이 시내의 모습.




 

센다이성의 혼마루 오히로마 (본전)터의 안내판이 보였다.

여기가 지금은 없어진 센다이성의 혼마루 터였구나...​



 

바닥에 배열된 주춧돌만이 이곳이 센다이 성의 혼마루 터였다고 알려주고 있다.






 


다테 마사무네 그는 지금 번화한 센다이 시내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센다이 성터도 그렇고 센다이에는 유독 무궁화를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

일반 가정집에도 무궁화가 꽃을 피우고 있고 신사의 거대한 무궁화 나무에서도 무궁화 꽃이 만개하고 있다.

과거 일제시대, 조선의 혼을 말살한다며 무궁화 나무를 죄다 뽑아버렸던 일본이 막상 자기네 땅에 무궁화 천지라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군.





 


 

아침 출근시간, 센다이의 바쁜 하루가 시작되고 있다.





센다이에 왔으니 센다이의 명물 규탕을 먹어보기로 한다.

규탕은 우설이라고 부르는 소 혓바닥 요리인데 왠지 생각만 해도 혀를 씹는 느낌이 날것 같아 별로 땡기지 않았다.

그래도 기왕 센다이에 왔는데 센다이의 명물이라고 하는 규탕을 안 먹으면 기회가 없을 것 같아 한번 도전해보기로...

규탕 구이 맛집이 바로 이 근처라 시내​​의 유료 주차장에 애마 음란이를 주차해두고 움직였다.

 ​


이 주차장의 주차요금은 40분에 200엔으로 아마 이 주차장이 주변에서 가장 요금이 합리적일 것이다.

설마 사람이 많아 기다리는데 1시간을 넘게 있어도 400엔이면 되니깐 나름 괜찮은 가격이다.

위치는 사진 속 주차장 표지판의 맨 위에 적혀있으니 참고하실 분은 참고하시도록~



주인장과 아들이 운영하는 우마미 타스케 (旨味太助)의 내부 모습.

직접 눈앞에서 숯불 그릴에 주문한 규탕을 구워서 내주는 것이 이 가게의 특징이다.

규탕을 굽는 도중에 별도로 간을 안 하는 것 처럼 보였는데 규탕에 미리 밑간을 하여 숙성시켜 놓은 걸 쓴다고 한다.



지글지글~ 촤아압~ 거리는 소리가 식욕을 돋운다.

이게 정말 소 혓바닥이 맞나 싶을 정도로 그냥 소고기의 여타 부위와 특별한 차이가 없어 보였다.

소가 혓바닥을 낼름 거릴 때 피부에 닿는 그 까칠한 혓바닥을 상상했었는데 고정관념을 뒤엎어 버리는 비주얼이다.​



우마미 타스케 (旨味太助)의 메뉴 모습.

​마침 런치 시간이라 메뉴의 맨 위 오른쪽의 규탕정식 ABC를 선택할 수 있었다.

ABC 별로 나오는 규탕의 개수가 다른데 A는 4장이 나오고 B는 5장, C는 6장이 나온다.

가격은 A는 1500엔, B는 1800엔, C는 2200엔이다.



드디어 주문한 ​규탕 정식 B가 나왔다.

밥과 규탕, 그리고 파채가 들어간 맑은 국물이 함께 나온다.


​이것이 정말 우설 (소 혓바닥)이란 말이지?

왠지 이름만 들어선 그닥 먹고 싶지 않지만 한번 젓가락으로 조금 찢어서 입에 넣어봤다.

이게 소 혓바닥이라니! 오!~ 그냥 살살 녹아버린다. ​

이 집의 규탕은 밑간이 된 채로 숙성된 탓에 입에 넣었을 때 불내음과 적당히 짭짤한 맛, 육즙이 잘 어울어 진다.

그냥 소고기의 일반적인 부위를 먹는 것과 별로 큰 차이가 없는... 규탕에 대한 나의 꺼림직한 선입견을 철저히 파괴하였다.

계속 먹으면서 이것이 소 혓바닥이라는 사실을 잊게 만들 정도로 맛있었다.

 


이렇게 규탕을 조금 찢어서 밥 위에 올려서 싸먹으면 그냥 밥도둑이 따로 없다. ​


​이 파채가 들어간 맑은 국물은 일본판 꼬리곰탕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살코기는 퍽퍽하지 않고 적당한 식감을 가지고 있고 의외로 파채가 잘 어울렸다.

너무 맛있어서 규탕을 게눈 감추듯 흡입했다. ​


계산을 끝내고 나오는데 가게 앞에 대기줄이 엄청났다.

와... 평일 점심시간인데도 이 정도인데 주말엔 얼마나 사람이 많을지 짐작되지 않는다.

기다리는 사람들이 관광객은 단 한명 없이 전부 현지 일본 사람들이다.

역시 현지인이 맛있다고 하는 곳을 가야~ ㅎㅎㅎ


센다이의 식당가가 밀집되어있는 골목의 풍경.

내가 먹은 곳 말고도 이 주변에는 규탕을 파는 가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

규탕이 양이 얼마 안 돼 보이는 것 같았는데 다 먹으니깐 완전 배부르다.

센다이의 명물 규탕도 맛있게 잘 먹었으니 이제 센다이를 벗어나 ​아오모리 방향으로 북상하기로 한다.




길을 가는데 주변이 전부 해바라기 밭이다.

오~ 이런 곳도 있네? 차를 잠시 세우고 내려서 주변을 탐색해본다.


여기까지 오기전 다른 지역에서는 ​길가에 해바라기들이 꽃을 활짝 폈지만 이곳은 아직인가 보다.

꽃 봉우리 상태이고 그 중에 성질 급한(?) 녀석들만 꽃을 피웠다.

​음... 8월 초에 여기에 다시 오면 온통 해바라기로 노란 물결을 이루고 있겠지?

이 지점을 구글지도에 즐겨찾기 해놓고 훗카이도에서 돌아오면 다시 한번 찾기로 했다.

댓글8

파브 작성일

벌써 한달이 지났군요. 시간 빠르네요. 
일본과 인연이 많은것 같아요.

서경l서울l백수 작성일

내가 일본 한바퀴 돈 느낌이네요 
아리가또!

서경I평택I미히사랑 작성일

규탕 정말 맛있어 보이는군요!! 먹고 싶네요.ㅎ

대경l대구l까미 작성일

혓바닥 구워먹으면 쥑이죠~

김포풍경예준 작성일

잘봤읍니다 남은여정 건강히 무탈하게 이어 가세요.~~~~

서경l사과나무를심자 작성일

벌써 한달 여행기가... 
보여주는 식당들이 모두 맛집인듯 ..

부경l마산l무지개소년 작성일

일본에서 보는 무궁화는 또 다른 감회가 있네요 
조심히 잘 다녀오세요

서경I개봉I오아시스 작성일

글로 보다 보니 벌써 한달이군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