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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란도 LPG로 일본일주 46일째 이야기.

폭탄너구리 2018-08-25 22:13 조회 416

 

 

2018년 8월 9일 목요일 내차로 일본일주 46일째 이야기

밤 12시 하코다테를 출발한 페리는 새벽 3시에 아오모리에 도착했다.

아오모리항에 나오니 저 멀리서 서서히 동이 트고 있는지 지평선 넘어부터 밝아지고 있었다.

중간에 잠을 깨서 그런지 피곤한 것도 있고 애마 음란이의 남은 가스가 E에 가까운 상태였기에 움직이는 건 무리인지라

날이 밝으면 충전소부터 들리기로 하고 그대로 아오모리항 주차장에서 차박을 하다가 9시가 돼서야 슬슬 움직였다.





 

배고픈 음란이를 위하여 먼저 가스 충전소 부터 찾았다.

LPG 차로 일본여행은 충전소의 운영시간, 충전소 숫자의 적음 등 여러모로 제약이 많다.

그럼에도 애마 음란이를 몰고 훗카이도까지 완주한 것은 정말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신 기록이 아닐 수 없다.

역시 LPG 충전소에는 택시들 밖에 없다.



 

애마 음란이 밥 먹는 중~


 

1리터에 85.6엔, 51리터 넘게 들어간 가격이 4754엔이다.

가스가 앵꼬 상태였으니 거의 가득 채운 셈이다.



 

충전소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세이칸 연락선 하코다 마루 박물관 (​青函連絡船メモリアルシップ 八甲田丸)이 있어 가봤다.

이 노란 배는 '하코다 마루'로 불리는 배로 세이칸 해협을 건너 훗카이도의 하코다테와 혼슈의 아오모리를 이어주던 연락선이다.

이 배로 매일 자동차에서 기차까지 운반했지만 신칸센이 해저터널로 훗카이도와 연결된 지금은 퇴역하고 내부는 박물관으로 개조되어 

이 배가 현역으로 항해했을 때의 전성기와 당시의 시대상을 보여주는 전시물을 볼 수 있다.

입장료는 어른 기준 500엔.



 

아오모리 항구 인근의 모습.

조박사는 저 건물을 삼각김밥이라고 부르는데 저 삼각김밥 같은 건물은 ASPAM 빌딩이라고 한다.

쉽게 말해 아오모리 지역의 관광상품 판매 및 전망대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 전망대 관람 입장료는 400엔이다.

음.... 글쎄 400엔씩 주고 저기 올라가기엔 무엇인가 아까워 보이는 듯.   ​

(솔직히 아오모리 전망은 별로 볼 것 없다.)​


 

작은 공원에 배의 프로펠러를 전시해두고 있었는데 설마 아까 보았던 하코다 마루호의 것은 아니겠지.


 

그럼 하코다 마루호 박물관으로 들어가본다.

배 안에 웬 시장이 만들어져 있었는데 우리나라 6-70년대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훗카이도의 하코다테와 혼슈의 아오모리를 오가면서 물건을 팔았던 행상들의 모습도 전시되고 있다.



​역시 사과하면 떠오르는 아오모리답게 여기저기 사과 상점들이 많이 있었다.



쇼와 30년대의 아오모리 시내의 풍경을 담은 사진도 있었다.

무엇인가 많이 익숙한 느낌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서 쇼와 30년은 1955년을 뜻한다. ​


​겨울 때의 사진인 듯.... 눈을 헤치고 가는 자동차와 사람들

추위를 견디기 위하여 꽁꽁 둘러싸매고 항구 주변 시장에서 물건을 파는 아낙네들의 고생이 담겨있다.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고생을 하며 번 돈으로 가정을 일구는 어머니들의 고생과 희생정신은 국적이 달라도 숭고하다.





​이 모습은 왠지 "이놈의 자식! 파는 생선 가지고 장난을 치고 있어!"라면서 엄마에게 등짝 스매싱을 당하는 순간이려나?

한 겨울에 등짝 스매싱을 당하면 무진장 아플 텐데 라는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자~ 싸요 싸요~ 보고 가세요~~

왠지 음성지원이 될 것 같은 느낌인데 실제로 각 장소에 가면 감지가 되어 생생한(?) 현장 소리가 난다.




군고구마 장수와 꼬마 아이도 있고...

정말 한국과 일본은 여러모로 같은 감성을 가지고 있는 것들이 많은 듯하다.​

가깝고도 먼 이웃 나라 일본이라는 말이 새삼스레 떠오른다.



하코다테와 아오모리 사이를 오갔던 역대 연락선들을 전시하고 있는 공간이다.


메이지 마루라고 하는 배가 초기 연락선인듯하다.

이 모형은 30분의 1로 축소한 것이다.


선원실은 들어가 볼 수 없지만 유리 밖에서 구경을 할 수 있다.


​좀 좋아 보이는 이곳이 선장실이다.

사진 한쪽 구석에 담요로 장난을 쳐놨는데 저건 대나무를 형상화하여 만든 것이라고 한다.

이 연락선 하코다 마루의 각 객실에 있는 담요는 객실의 등급마다 모양은 다르지만 저렇게 만들어 놨다고 한다.

저런 모양으로 담요를 접는 방법에 대한 동영상도 있고 직접 따라 만들어 볼 수도 있다.

요즘도 대형 크루즈선의 객실에 이불이나 담요를 저런 식으로 모양을 만들어 놓는지는 모르겠다.



배 안에 열차를 실기 위한 접안시설의 도면도 전시하고 있다.

아무리 배가 크다고 하지만 바다 특성상 배는 접안 중에도 움직이고 있을 것인데 어떻게 두 줄의 레일을 달리는 열차를

흔들리는 배 안에 문제없이 넣을 수 있는지 그 방법이 궁금했는데 의외로 간단해 보인다.


하코다 마루호의 조종실도 둘러보고~

큰 배의 키를 잡고 망망대해를 가르는 것은 남자의 로망이 아닐까 싶다.



지금까지 배의 조종은 자동차 운전하듯 선장이 전부 다 하는 줄 알았는데 의외로 각 분야별로 분업화되어 있었다.

이쪽은 푸로뻬라 (프로펠러)조종을 위한 곳인데 배의 전진이나 후진을 프로펠러의 날개의 각도를 바꿔서 한다고 한다.

헉... 선풍기처럼 프로펠러의 회전 방향을 바꿔서 전진 후진을 하는게 아니었다니! 상식을 깨는 충격이었다.

프로펠러를 시계방향으로 회전시키면 선풍기, 그 반대로 하면 환풍기가 되는 것처럼 배도 같은 원리인 줄 알았는데 의외다.

 ​




각종 버튼들이 빼곡히 배치된 프로펠러 조종대의 모습.



여기는 딱 봐도 배의 방향을 결정하는 방향타 잡는 곳​이다.

옛날 배처럼 둥그런 키를 세로로 잡을 줄 알았는데 ​자동차 핸들과 별반 다를게 없다.



"엔진 회전 정상!, 방향타, 레이다 확인!, 전방 이상 없습니다 선장님!"

"그래? 그럼 출항하라~ 출항!"​

"출항!"

뿌우~~~웅~~, 뿌우웅~~~~

왠지 이렇게 움직이고 있을 것 같은 느낌?  


여기는 배의 각종 기관과 통신을 하는 곳이다.

역시 수화기들이 많이 있군!


천장에는 속도계, 방향타, 같은 계기판들이 매달려있다.




조종실에서 바라보는 선수부의 모습.


조종실 밖으로 나와 바깥공기를 쐬보기도 하고~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에 훗카이도에서 불어오는 찬바람이 산뜻한 기분이다.



여기는 외부와 통신을 담당하는 무선실의 모습이다.

저 다루마는 원래 있었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뜬금없이 이곳 무선실에 자리를 잡고 있는지 궁금했다.

JRRX..? 이 배의 호출부호인가?


배의 조종실도 둘러봤으니 이번엔 화물칸도 둘러보기로 한다.


화물칸 안에는 정말 기차가 실려있었다.

기차를 타고서 훗카이도의 하코다테까지 가려면 이렇게 배로 환승(?)까지 해야 하니 옛날엔 참으로 불편했을 것 같다.

지금은 기술의 발달로 해저터널을 이용하여 훗카이도에 신칸센이 연결되고 있지만 아직 도로는 연결되어있지 않아 섬 아닌 섬 신세이다.

자동차는 언제야 도로를 이용해서 ​훗카이도 까지 갈 수 있으려나?

항간에 들리는 소문으로는 훗카이도의 자연환경 보전을 위한 관광객 제한정책으로 일부로 육로를 건설하지 않는다고도...

배로 3시간 거리면 상당히 짧은지라 충분히 육로 건설이 가능한데 안 하는 것을 보면 상당히 신빙성 있게 들린다.

일본 국민들도 훗카이도를 자동차로 가려면 자동차 승선 예약에 경쟁이 심해 꽤나 고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배의 기관실도 둘러보고~

정말 배의 모든 것을 샅샅이 공개하는 친절함을 보여주는데 배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방문해도 좋을 것이다.




4개의 v형 16기통 디젤엔진이 하코다 마루호의 동력을 담당한다.






배의 조종실에서 모든 것을 다 조종하는 줄 알았는데 엔진 조종실이 또 따로 있었다.

여기서 배의 동력 공급과 전기를 조정한다.

여기저기 잘 둘러보고 하코다 마루호를 나왔다.​



​슬슬 늦은 점심을 먹으러 아오모리의 시내 중심가로 가본다.



아오모리 시내 중심에 있는 상점가인데 어째 한낮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보이질 않는다.

사람들도 별로 없고 문을 연 가게들도 별로 없어서 무슨 일이라도 있나 싶었는데...

아차! 어제가 네부타 마츠리였다.

하코다테에 있었던 어제 8일은 아오모리 지역의 축제인 네부타 마츠리가 있어서 밤세 즐기전 날이었고

오늘 9일은 네부타 마츠리가 끝난 그 다음날이라 대부분의 가게들이 휴무였던 것!

어쩐지...  ㅡ_ㅡ;;

이번 여행을 하면서 축제 운이 따라주질 않는군... 쩝

댓글15

대경l대구l까미 작성일

기차를 배에 싣고 옮겨서 운행하다니 ㅎㄷㄷ

폭탄너구리의 댓글 작성일

상상 초월이죠 ㅋㅋ 저도 그게 가능할까 했는데 진짜 배안에 기차가 떡하니 있는것을 보고 믿게되었어요 예전엔 증기기관차를 실었다고 하더군요

ynme4ever 작성일

늘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

서경l사과나무를심자 작성일

멋진 여행기 잘봤어요.. 
긴여정 건강관리 잘하시길..

서경부지역장제이슨 작성일

연꽃에서 뭔가가 나올거같군요 ㅋㅋ

폭탄너구리의 댓글 작성일

아~ 상상하게 하지마세요 ㅜ_ㅜㅋㅋ

경기l오포l유준아빠 작성일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 
저도 LPG 인데 도전해 보고 싶네요

폭탄너구리의 댓글 작성일

정말 고난의 행군입니다. lpg로 일본일주는 사서 고생하는거에요 ㅎㅎ

부경l마산l무지개소년 작성일

배에 기차가 -0- 
배 크기가 정말 큰것 같네요 
오늘도 잘 보고 갑니다

폭탄너구리의 댓글 작성일

기차가 그것도 한대가 아닌 여러대가 차곡 차곡 들어가는 배입니다 ^^

수정이 남편 작성일

재미있네요. 감사합니다

폭탄너구리의 댓글 작성일

여행기 쓰는게 숙제같아요 요즘은

서경I개봉I오아시스 작성일

배가 크긴 크군요 기차도  들어가는걸 보니 ㅎㅎ 잘 봤습니다.

폭탄너구리의 댓글 작성일

감사합니ㅏㄷ.

서울유주아빠 작성일

와!! 한국 차량이 일본에서 운행이 가능하다는걸 처음 알았네요. 
사전에 신청하는 절차가 필요하겠죠? 
며칠이나 운행이 되는건가요? 
 
멋진 여행하고 계신게 참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