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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란도 LPG로 일본일주 48일째 이야기.

폭탄너구리 2018-08-27 13:45 조회 405

 

 

2018년 8월 11일 토요일 내차로 일본일주 48일째 이야기

어제저녁 무렵 도착했던 우노사키 해변에서 차박을 했고 48일째 아침이 밝았다.

일기예보 청취 및 하늘을 보고 대중 예상은 했지만 태풍의 영향으로 이곳 우노사키에도 밤새 비가 왔었다.

​바다 바람을 맞으면서 여행기를 작성하다가 ​슬슬 움직여 보기로 한다.




설마 저 가운데가 태풍의 눈은 아니겠지 ^^:


며칠 전 태풍 13호 산산이 일본 본토 쪽으로 들어와 삿포로 쪽으로 휘어간다는 일기예보를 청취했기에

일부로 본토 쪽으로 들어가지 않고 가급적 태풍으로부터 멀리 있는 일본의 서쪽 바다에서 머물렀다. 

태풍으로부터 거리는 멀어졌지만 왠지 오늘은 날씨가 변화무쌍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사진을 보면 하늘 한가운데는 언제 그랬냐는 듯 맑은 하늘이던데 무슨 태풍의 눈도 아니고 ㅡㅡㅋㅋㅋ


 

맑은 하늘에 장대비.

역시나 오늘의 날씨가 변화무쌍할 것이라는 나의 예감은 맞아떨어졌다.

오가 반도를 한 바퀴 돌고 다시 내륙 쪽인 아키타 방면으로 향하는데 갑자기 맑은 하늘에 장대비가 쏟아진다.

워낙 빗방울이 굵어 순식간에 전방 시야 확보가 안될 정도였는데 미리 발라뒀던 발수코팅제의 효과를 이날 톡톡히 봤다.

역시 발수 코팅제는 글리코인가... (광고 아님)​




 


작은 4거리를 돌아 나가는데 공터에 세워진 번쩍번쩍한 데코토라를 발견!

왠지 저건 사진에 남겨야겠다 싶어 가던 길을 되돌아왔다.​

일본일주를 하면서 도로의 맞은편에서 지나가거나 운전 중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데코토라를 자주 봐왔지만

이렇게 가까이서 직접 보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인데 역시 일본 트럭 튜닝의 괴랄함은 참신함 그 자체이다.

일본여행 중 하나의 볼거리로 생각해도 될 정도로 특색 있는 일본의 트럭 튜닝 문화를 엿볼 수 있다.


 

데코토라의 전면 모습

왠지 변신 명령만 내리면 곧바로 윙~ 철컥! 척척! 하면서 로봇으로 변신할 것 같은 모습!

우리나라에선 각종 규제로 엄두도 못 낼 튜닝인데 일본의 차검 (자동차검사)는 엄격할 텐데 의외로 외관은 별다른 규제가 없나? ​

전부 번쩍번쩍한 크롬으로 되어있는데 물때 하나 안 보일 정도로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자신의 애마이자 밥줄인 트럭에 이 정도의 정성을 쏟는 트럭의 주인은 누구일지 왠지 궁금해진다.



 

​트럭의 지붕에도 각종 장식이 번쩍번쩍하다.

이런 데코토라 몇 대 세워 놓으면 밤무대 따로 안 만들어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조명들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좀비 따위 그냥 밀어버려도 문제없을 것 같은 엄청난 전투 범퍼!​

좀비가 나타난다고 해도 이 트럭의 주인은 무서울 것 하나 없을 듯 ㅎㅎㅎ

데코토라의 장식 덕분에 원래 범퍼 길이에서 80cm나 더 튀어나와 있는데 검색 결과 이것도 합법이라니...

하기야 폭주족들이 구형 차의 앞뒤 범퍼를 개조한 일명 제설차를 몰고 다니는 것을 보면 참으로 괴랄한 법이다.

이 기회에 일본의 자동차 법규를 검색해본 결과 흥미 있는 사실을 알아냈는데

일본의 자동차 관련 법규는 1열 선팅, 소음이나 휠 타이어의 돌출 단속, 규제는 엄격하게 하고 있다.

그런데 차체 높이나 폭 길이나 차체 외부에 무엇인가를 장착하는 것은 개조 및 구조변경 승인만 받으면 합법이라고 한다.

(그러니깐 저런 데코토라나 스즈키 짐니라는 경차에 하드코어 오프로드 튜닝을 하고 돌아나닐 수 있겠지.)

조명에 대한 법규는 LED나 HID 라이트는 국가에 구조변경 신청을 하고 제품을 장착 후 검사에 합격하면 자유롭게 튜닝할 수 있다.

그래서 전혀 HID가 달릴 것 같지 않은 도요타 크라운 택시나 화물트럭 등 많은 차량들이 라이트를 개조한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정말 우리나라의 자동차 튜닝 규제는 어처구니없을 정도인데 머 대기업 밥벌이 때문에 완화될리는 없겠지.

범법자를 양산해서 법조계의 밥벌이까지 친히 생각해주는 친절한 대한민국? ​






 

​넘어진 오토바이가 트럭 밑으로 빨려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안전바에도 역시 장식이 가득하다.






 

이 트럭은 전기차가 아니므니다.

원래 트럭에 달린 배터리보다 훨씬 많은 양의 배터리를 달아놨는데 데코토라의 조명을 유지하려면 이정도쯤이야... ^^:

사진에는 없지만 배터리 옆에는 가솔린 발전기까지 따로 장착되어 있었다.​


 

보는 이에 따라서는 데코토라 튜닝이 촌스럽거나 과하다고 느껴질지는 모르겠지만 나름의 문화적 특색이니깐 머 ^^;;

개인적으론 오히려 이런 데토코라 트럭들이 눈에 잘 띄기 때문인지 도로에서 더 안전운전을 한다고 느꼈다.

심심한 도로에서 나름의 볼거리를 제공하니 운전자 주의 환기도 되고 데코토라를 보려고 일부러 일본을 찾는 관광객도 있다고 하니

어찌 보면 나름 그 나라의 문화를 알리는 관광 자원으로써도 훌륭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때가 꼬질꼬질하고 뒤에 브레이크 등이 안 들어오기 일쑤인 우리나라 트럭도 좀 관리좀 했으면 좋겠는데 말이다.

우리나라 도로에는 허구한 날 트럭 타이어 파편이 널려있는데 일본일주중 도로에 트럭 타이어 파편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그만큼 트럭 기사들이 자신의 애마에 애착을 갖고 안전운행을 위한 관리를 한다는 뜻이 되겠지....


 

오가반도로를 돌아 13번 국도를 타고서 아키타현의 사무라이 마을인 ​가쿠노다테 (館)에 도착했다.

가쿠노다테 역 앞은 한산하여 잠시 차를 대놓고 주변 관광안내 팜플렛을 얻고 관광안내지도도 있어 사진으로 남겼다.

가쿠노 다테는 일본 아키타현(秋田縣) 센보쿠(仙北)에 있는 17세기 에도시대에 형성된 사무라이(侍) 마을이다.

1620년 이 지방을 통치하고 있던 아시나 요시카츠[]에 의해 만들어졌다.

남북으로 길고 동서로 짧은 형태를 하고 있으며 사무라이 마을과 일반 사람의 마을이 나누어져 있다.

미치노쿠(みちのく, 후쿠시마현·미야기현·이와테현·아오모리현·을 뜻하는 말)의 작은 교토라고 불린다.

200년 이상 된 사무라이의 저택이 보존되어 있는 곳으로 수십여 채의 사무라이 저택들을 방문할 수 있다.

오~ 에도시대에 형성된 사무라이들이 살던 무가 저택이 늘어선 마을이라니!

기모노 차림의 사람들이 자주 보였던 교토 같은 느낌을 잔뜩 기대 했으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라나?

실상은... 머...

그냥 잠시 산책하기 좋게 잘 다듬어진 기념품 가게나 카페가 늘어선 큰 거리 정도?

그렇다고 교토의 산넨자카나 니넨자카처럼 옛 에도시대의 느낌이 남아 있는것도 아닌지라 별로였다.

무가 저택보단 무가 저택으로 위장한 카페나 기념품 가게가 많아서 카페나 기념품이 목적이 아니라면 볼거리도 그닥 없었다.


그나마 꼼수를 써서 이 거리 뒤쪽 공터 마을 사람들이나 아는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왔으니 망정이지

저기 관광객용 주차장에 주차료로 500엔 내고 여기까지 걸어왔으면 아주 그냥 후회했을뻔했다.

    


 

잠시 둘러본 결과 아무리 봐도 그냥 걷기 좋은 거리 딱 그 느낌뿐이다.

고즈넉한 무가 저택의 여유나 좁은 길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상점가가 있는 에도시대의 골목 느낌은 아니었다.

그래도 기왕 여기까지 왔으니 한번 당시의 무가 저택이나 둘러보고 가기로 한다.






 

​사무라이 이와하시의 저택 앞에 도착했다.

이곳은 이와하시라는 사무라이의 집인데 당시 중류층 무사의 저택 양식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조선시대의 콧방귀 좀 낀다고 하는 양반 댁도 왕궁보다 크고 화려하게 만들 수 없듯이 에도시대에도 똑같은 규제가 있었다.

아무리 돈 많고 콧방귀 좀 끼는 무사 가문이라고 해도 상위 계급보다 크고 화려한 집을 지을 수 없었다.

무가 저택답게 확실히 일반 주민들이 사는 집과는 대문부터 다르다.

우리나라 조선시대 때 양반들이 살던 기와집과 그 구성이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



 

​대문을 거쳐 안으로 들어왔다.

전형적인 중류층 사무라이의 저택 규모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원래 이 집의 지붕은 초기엔 짚으로 만든 지붕이었지만 에도시대 말기엔 나무로 개조되었다고 한다.



 

사실 이 집에 얽힌 역사나 이 집의 주인이었던 이화하시라는 사무라이에 대한 관심보단

한가한 시골에서 ​혼자 혹은 둘이서 취미생활을 하며 살기 적당한 크기의 일본식 목조주택을 짓는게 꿈이었기에

훗날 나만의 취향 가득한 집을 지을 때 필요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 컸다.


 

 


 

당시 집주인이 마루에 앉아 작은 정원을 바라보며 사색에 잠기거나 차 한잔하는 상상도 해본다.


 

​이로리가 있는 다다미방의 모습.

겨울엔 춥고 조금 불편하겠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느낌을 좋아하기에 감성이나 활용 면에선 나쁘지 않아 보인다.

그외 몇 개의 무가 저택을 둘러보며 사진을 남기는 것으로 가쿠노 다테 관광을 끝냈다. ​

 ​


 


가쿠노 다테를 둘러보고 늦은 점심을 해결하기 위하여 관광지에서 떨어진 중식당을 찾았다.

주차장도 있고 오랜만에 차항 (볶음밥)이 먹고 싶었던지라 찾은 곳이다.

1층은 가정집으로 쓰고 있고 2층에 식당이 있어서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마침 런치 타임이라 라면과 차항 세트를 주문했다.

라면의 국물 베이스는 간장인데 깊고 담백하며 감칠맛이 있었고 차항도 고슬고슬하게 잘 볶아서 마음에 들었다.

아마 기억에 890엔인가 했을 건데 가격도 저렴하고 맛있었던 집이었다.

역시 관광지보단 조금 벗어난 곳에 현지인들이 이용하는 식당이 괜찮은 곳이 많다.

흥보성 짙은 블로그 맛집 검색하느냐 시간 낭비하지말고 자기 소신에 따른 맛집을 발굴하는 것도 여행 중 하나의 재미다.





가쿠노다테 무사 마을 근처의 작은 신사도 가보고~

그늘이 많고 바람도 시원하게 불고 매미소리는 덤이다.

 여기서 잠시 휴식을 했다.​


​일본에서 매우 희귀한 쉐보레 차들의 만남.

이 신사를 올라올 때 앞서가는 구형 쉐보레 로고의 자동차가 있었고 옆에 주차를 했었다.

신사에서 다시 되돌아오는데 구형 쉐보레를 타고 온 누나(?)가 애마 음란이를 찍고 있었다.

나는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을 또 찍고 있다.​

우리 음란이 일본에서 인기 만점이구나 ㅡ_ㅡㅋㅋㅋ



​날씨가 이렇게 좋았다가도


갑자기 맑은 하늘에 비가 쏟아지는 다이나믹한 날씨를 보여준다.

저기 마주치는 오토바이 라이더들 오늘 몇 번이나 물에 빠진 생쥐꼴이 되어 당황했을 듯 ㅎㅎ;

 





다자이와 호수를 살짝 비켜나가 츠루노유 온천 (鶴の湯温泉)에 도착했다.

와이파이 전파도 안 터질 정도로 깊은 산길을 따라 한참 운전하니 거짓말같이 작은 마을이 나타난다.

당일치기 온천을 하러 왔지만 하루 머물러도 좋을 것 같은 온천향이다.

참고로 남녀가 같이 목욕할 수 있는 혼탕도 있다고 하는데 큰 기대는 안 하는게 좋다 ^^:)





버스 지붕에 목욕통이 인상적인 셔틀버스도 있었다.

​주변에 유명한 온천 료칸들이 몇 개 있는데 이곳 츠루노유 온천으로 연결해주는 셔틀버스이다.


발견은 에도시대(1603–1868)로 추정대며 온천이 발견된 초기에는 다자와유(田沢の湯)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후 1708년 학이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온천 위에 앉아 있는 것을 사냥꾼이 목격하여

학이 치료를 받는 온천이라 츠루노유(鶴の湯) 라는 이름이 붙여지게 된다.
 

온천은 시로유(白湯), 구로유(黒湯), 나카노유(中の湯), 타키노유(滝の湯)등 4가지 종류의 원천이 있고

이번에 가볼 곳은 시로유로 일본의 남녀 혼욕 온천을 대표하는 온천으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예부터 아키타 지역은 여성의 지위가 높아 여성 위주의 시설이 많았다고 한다.

온천 역시 여성 전용 온천은 있고 남성 전용 온천은 없이 혼욕 온천에서 온천을 해야 했기 때문에

그 덕분에 아키타 지역은 혼욕 온천 문화가 많이 발달했다고...

(남성들에겐 슬픈 일이지만 아키타 지역은 우먼 파워가 굉장했구나;;)




당시의 여행자들이 온천에서 피로를 풀며 하루를 보냈던 방들이 늘어서 있는 모습

산 아래 옛 느낌이 가득한 초가집 건물들이 늘어선 풍경이 마치 에도시대로 시간 여행을 온듯하다.

주변에 현대적인 물건이라고는 소화전이나 화재경보기 뿐인 옛 모습이 잘 보존된 온천향의 분위기가 좋았다.




온천들 사이로 ​시원한 물이 흐르는 사키 유두 온천향 츠루노유 온천의 모습.

입욕료는 600엔으로 타월은 200엔에 대여할 수 있지만 나는 타올을 가지고 있으니 입욕료만 냈다.


 

 

​시로유 안에 있는 작은 온천도 있는데 물이 적당히 따듯하니 머물기 좋았다.

온천에서 기름냄새가 나는게 특징이다.

댓글9

서경I평택I미히사랑 작성일

트럭은 정말 특이하네요! 근데 구조물이 좀 무섭긴 하네요. 그래도 우리나라에 비해서 교통법규를 잘 지킬테니, 저렇게해도 큰 문제가 안되나 보군요!

폭탄너구리의 댓글 작성일

트럭이 좀비는 그냥 무찔러버릴듯한 포스입니다 ㅋㅋ 
의외로 저런 트럭들이 더 얌전하게 운전하더군요

ynme4ever 작성일

Great 입니다

서경I개봉I오아시스 작성일

우와~ 트럭 장난아니네요 ㅋㅋ 역시 일본은 대단하군요 

폭탄너구리의 댓글 작성일

일본의 튜닝문화는 정말 그 한계가 어디일까 느낍니다. 
예네들은 국민신문고가 없으니 무제한 같습니다 ㄷㄷ

대경l대구l까미 작성일

게임보이컬러랑 미니 아직 집에 보관중 ㅎㅎ

폭탄너구리의 댓글 작성일

까미님도 겜보이 아직 있으시군요!

부경l마산l무지개소년 작성일

트럭 멋지네요 
근데 일본에서 만난 쉐보레 차량은 무슨 차종이던가요? 
조심히 다녀오세요

폭탄너구리의 댓글 작성일

저게 스즈키에서 oem생산한 자동차인데 실내는 전형적인 쉐보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