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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란도 LPG로 일본일주 56일째 이야기

폭탄너구리 2018-09-06 11:27 조회 429

 

 

2018년 8월 19일 일요일 내차로 일본일주 56일째 이야기

어제 나가노의 오타키촌에 있는 세븐일레븐 편의점에서 차박을 하고 일찍 게로 방면으로 향한다.

신나는 음악과 함께 출발~ 어제에 이어 오늘도 푸른 하늘이 반겨준다.

운전하면서 부쩍 든 생각인데 풀 벌래 소리 하며 지나치는 풍경에 부쩍 가을 느낌이 드는것 같다.






새벽부터 출발해 주행 거리를 부지런히 뺀 덕분에 아침 일찍 게로에 도착할 수 있었다.

게로 온천지구의 이정표가 보이기 시작한다.



​게로역에 도착해서 관광안내 팜플렛을 얻었다.





​게로 온천지구에 있는 작은 신사인 모리야와 신사  (森八幡神社)도 둘러본다.

하늘을 찌를 듯 곧게 뻗어있는 오래된 삼나무 숲이 있어 그 이름이 참으로 잘 어울리는 신사이다.




크고 작은 온천호텔들이 즐비한 게로 온천, 유카타를 입고 산책 중인 남녀 커플이 눈에띈다.


게로온천은 일본의 3대 온천 중 하나이며 류머티즘성 질환과 운동기능장해에 효능이 있다고 전해져 온다.
세 곳에 한해 숙박하고 있는 여관 이외의 온천에도 자유롭게 온천을 즐길 수 있는 "유메이진 온천 순회 티켓"도 판매되고 있다.

온천 호텔에서 숙박도 좋지만 당일 치기 온천만 즐기는 사람들도 많은 작은 온천마을이다.











여기저기 아기자기한 느낌이다.

밤에는 조명 때문에 그 분위기가 더 좋을 것 같다.



수많은 등롱이 걸려있는 가운데 하야시 라잔 (林羅山 像)이라는 승려의 동상이 있었다.

그 옆에는 찰리 채플린 동상도 있었는데 왜 이곳에 뜬금없이 찰리 채플린 동상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하야시 라잔은 야즈치 모모야마 시대부터 에도 시대까지 활동한 승려이자 유학자이다.

막부의 관료가 되어 조선통신사 응대와 외교문서 작성, 역사서 편찬 등에 관여하기도 했으며

공부방을 열어 주자학 보급과 제자 양성에도 힘썼다.

 주자학적 관점에서 불교를 비판하는 배불론(排佛論)을 주장했다고 한다.



 



게로 온천의 다리 위에 뜬금없이 자리 잡고 있는 찰리 채플린 동상.

채플린의 옆자리가 비워져 있는데 채플린 옆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이었다.

게다가 삼각대가 없어도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친절하게 카메라 거치대도 있었다.

조박사도 찰리 채플린과 함께 기념사진을 남겼다.

 ​




개구리 신사 (가에루진자)라는 재미있는 이름을 가진 작은 신사도 있었다.



누가 개구리 신사 아니랄까 손을 씻는 테미즈야의 물 나오는 곳도 개구리다.

그런데 물이 너무 졸졸졸 나와서 흡사 개구리가 토하는 것 같았다. ㅋㅋㅋㅋ



대낮에 봐도 괜시리 ​으스스한 공동묘지 사이로 난 계단을 걸어올라 온천사 (温泉寺)로 향했다.






​온천사 (温泉寺)의 모습.

사실 이 온천사는 절을 보고자 간 것이 아니라 여행기를 쓰기 위한 쉼터의 목적이 컸지만 한번 둘러보기로 했다.

작고 아담한 온천사는 게로온천 (下呂温泉)의 백로 전설에 등장하는 약사여래가 모셔진 절이다.

1671년에 건립되었고 게로온천의 역사를 기록한 역사서를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끼끼끼끼 거리는 히구라시 매미소리와 이따금 울어대는 산새소리만이 온천사의 정적을 깨고 있었다.




​산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온천사에 머물며 블로그에 업로드할 여행기를 작성한다.

이놈의 여행기가 마치 방학숙제 같은 느낌이다.


​온천사에서 내려다본 게로 온천지구의 모습.

아직은 이른 시간이라 사람들이 보이지 않아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전체적인 마을 분위기는 무엇인가 쇠락한 느낌을 주고 있었다.

사실, 게로온천의 온천이 지진 이후로 수량도 줄고 그 성분도 변했다는 마을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어쩐지... 호텔의 외벽이나 점심시간이 다돼가는데도 활기찬 분위기가 별로 없다 했더니 내 느낌이 맞았구나...


​여행기 업로드도 끝냈겠다 온천이나 하러 온천 호텔 스이메이칸 히센카쿠 (水明館 飛泉閣)를 찾았다.

스이메이칸은 일본 전국 료칸 랭킹 6위​에 드는 규모가 큰 온천 호텔이라 하는데 주차장의 차들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았다.

당일치기 온천이 가능한 곳이라 입욕료 1200엔? 을 내고 엘리베이터를 목욕탕에 들어왔다.

의외로 실내 목욕탕에 사람이 없어서 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노천온천의 모습이다.

노천온천이 무슨 수영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사진 오른쪽 아래에 온천의 원천이 흘러나오는 곳이 있는데 고온 주의를 무시하고 물을 퍼서 발에 부었다가 깜짝 놀랬다.

뜨거운 원천이 그대로 콸콸 나오고 있었는데 확실히 물이 매끄럽다.

물도 적당히 따듯하고 사람도 없겠다 대짜로 누워서 하늘을 바라보며 노천온천을 만끽했다.



​유명한 게로 온천에서의 온천욕으로 피로도 풀었으니 41번 국도를 따라 토야마 방향으로 향한다.

원래의 일정대로라면 게로온천 다음의 목적지는 나고야이지만 나고야는 이전에 한번 가본 곳이기도 했던지라

나고야로 가는 대신 일본의 서쪽 (우리나라로 치면 동해) 해안이 있는 이시카와현 하쿠이군으로 가기로 계획을 급변경했다.

일본의 서쪽 끝에 위치한 자동차로 해변 주행이 가능한 지리하마 나기사 드라이브웨이의 위치.

동해 번쩍 서해 번쩍 이건 무슨 홍길동도 아니고....

집에 가야 하는 일정이 촉박한데 괜찮을까 걱정되지만

사실 이시카와현 하쿠이군에는 자동차로 해변을 달릴 수 있는

지리하마 나기사 드라이브웨이 (千里浜なぎさドライブウェイ)를 가보고 싶었다.


자동차 광고를 보면 노을지는 해변을 달리는 자동차의 매력적인 모습이 참으로 구매욕을 자극하지 않았던가.

그만큼 자동차로 해변을 달린다는 것은 환경적인 측면에서 쉽지 않은데 그것이 가능한 곳이라니 가볼 가치가 있다고 본다.

곧바로 나고야로 가려던 계획을 급 수정하여 토야마 방향으로 고고싱~

이따금 마주치는 오토바이 라이더들에게 손을 흔들면 대부분 손을 흔들며 응답해준다.​


토야마까지 앞으로 130km, ​부지런히 달려야 해 떨어지기 전에 도착할 수 있다.




그냥 쭉쭉 달리기만 하면 섭섭하니 ​기후현의 다카야마에있는 사쿠라야마 하치만궁 (桜山八幡宮)도 둘러본다.

신사 앞 도리이가 있는 큰 도로에 기념품 가게들이 늘어서 있는데 평일이고 작은 마을이라 그런가 인적이 뜸하다.




신사로 향하는 풍경



다카야마의 ​지역 특징 (야타이 축제)이 잘 들어간 애마의 모습.

내차로 일본일주 중 많은 일본의 지역들을 거쳐갔는데 지금까지 구입한 애마만 해도 50개는 족히 넘을 것 같다.

돌아와 새로운 거점을 잡는대로 조박사의 애마 수집 컬렉션을 공개할 생각이다.






우리나라에선 시골도 개발바람이 분 탓에 제비를 보기 힘든데 일본의 시골에선 제비를 흔하게 볼 수 있다.

집집마다 처마 밑은 언제나 제비들 차지였는데 쫓아내지 않고 제비가 사는 터전을 만들어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커브가 상당히 리얼하게 그려진 급커브 주의 표지판이다.

일본의 도로 표지 중 유일하게 이 커브길 표지판은 규격화가 되어있지 않은 것 같다.

커브의 정도에 따라, 이중 커브냐에 따라 저 표지판에 그려진 리얼한 커브의 모습은 제각각 달라진다.

이 표지판을 보고도 커브길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고 지날 수는 없을 듯.







토야마에 도착하니 5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라 다음 렐리를 이어갈 LPG 가스를 충전하기로 한다.

내차로 일본일주를 하면서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한 가스 충전소를 여태까지 딱 2곳을 만나봤다.

도쿄로 향하는 길에 있던 사이타마현의 충전소, 그리고 이곳 토야마의 충전소다.

그만큼 LPG 가스를 연료로 하는 개인 자동차는 거의 없고 택시와 소수의 화물차밖에 없는지라 시스템이 후진적이다.
 

  ​






1리터에 92엔, 가득 채우니 4379엔이 나왔다.

 일본의 서쪽은 역시나 가스가격이 비싸구나...








계속 일본의 서쪽 해안 (우리나라에선 동쪽)을 향하여 달린다.

노을에 황금빛으로 물든 하늘과 도로 풍경이 왠지 모르게 감성을 자극한다.

일본일주의 종착지가 점점 가까워질수록 그에 따른 아쉬움도 커지기 때문일까 왠지 모르게 감성적이 되는 것 같다.



 



​마침 타이밍 좋게 분위기에 어울리는 노래도 나왔는데 노래가 끝나면 다시 재생해서 들으며 운전했다.




드디어 ​지리하마 나기사 드라이브웨이 (千里浜なぎさドライブウェイ)에 도착했다.

지리하마 나기사 드라이브웨이는 해변의 모래가 곱고 답단하여 모래사장에 자동차가 들어갈 수 있는 곳이다.

약 5km의 완만하고 긴 해변을 따라 자동차로 직접 모래사장을 주행할 수 있다.

(단 여름 7. 8월은 해수욕객을 위하여 중간중간 통제된 구간이 있어 일부만 주행이 가능하다.) 


흡사 다른 지역에 이런 곳이 있다고 하더라도 해수욕객의 안전 및 환경적인 측면에서 자동차의 출입을 금지하는 곳이 많다.

그러나 나기사 드라이브 웨이는 당당하게 자동차를 위한, 자동차의 출입이 가능하다.




댓글11

순창고추장 작성일

확실히 사진으로만봐도 주위환경이 한국하고는  차이가나네요 너무 깨끗해보이네요  기초질서하나만큼은  배웠으면합니다 개인적으로 일본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일본일주 마치면 경비가 얼마나들까요? 궁금하네요 
귀국할때까지 무사히 여행하시길 기원합니다

코부라10 작성일

반갑습니다!담 얘기가 언제 올라오나 궁금햇는데~~넘넘 ~잘보고  잇음다~

서경l사과나무를심자 작성일

오늘도 멋진 드라이브 여행기 잘 봤습니다. 

서경l 구로l 태경사랑 작성일

엄청난 대장정?이네요 부럽습니다. 지진 태풍때문에 난리라더니 안전운행하시고 왠만하면 윗쪽으론 올라가시지 마세요~~~

이빈 작성일

장기체류하세요 ㅋ 인생여행인듯 부럽습니다.

인부134l부평l용선배 작성일

태풍피해없으셔서다행입니다 
안전운전하세용

대경l대구l까미 작성일

주차장한칸이 우리나라보다 넓어보이네요 보통 다 그런가요?

폭탄너구리의 댓글 작성일

네 도쿄쪽 코인 주차장들은 좀 타이트한데 외각은 전부 공간이 넓습니다.

서경I분당I한별아빠 작성일

태풍 피해 없으셔서 다행입니다. 대리 만족하게 해주어 감사합니다.

부경l마산l무지개소년 작성일

마지막 사진 완전 대박이네요 
잘보고 갑니다

애주 작성일

뉴스에서만 보면 일본이 곧 사라질둣 난리던데... 이렇게보는 일본은 평온하네요..안전여행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