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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글주의]세상에나! 이 커피숍이 아직도 있다니..
바실리 2018-12-15 23:50 조회 1223
잘들 지내고 계시죠?
요새 좀 바쁘다보니 클크 접속이 뜸했네요.
일이 있어서 오랫만에 고향인 전주에 내려갔다가 부모님댁으로 가기 전에 문득 추억의 카페가 생각나서 혹시나 하고 카페 이름을 네비에 찍어보니 뜨더군요!
2000년도.
스무살 때의 저의 마음의 고향같은 곳입니다.
일단 가보기로 했습니다.
당시 첫사랑 여친 집과 저희집 사이에 있어서 중간에서 자주 만나 데이트 하던 곳이죠.
도착하니 멀리서 세로 간판이 보입니다.
Little India.
아.. 아직 있었다니!!! ㅠㅠ
18년 전에는 2층에 있던 카페가 1층으로 이전했네요.
그래도 익숙한 이 간판과 코끼리 그림은 여전합니다.
이런..
마음이 설레고 가슴이 두근두근합니다.
싱그럽던 스무살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긴 곳이니까요..ㅎ
안으로 들어가서 가게를 잠시 둘러보았습니다.
아기자기한 소품은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합니다.
다만 분위기가 좀 더 중년층 카페로 바뀌었네요.
사진에 보이는 모든 소품들은 사장님이 외국에서 일을 하면서 세계 일주를 하며 각국의 기념품들을 모아 전시해 놓은 것이라고 했었죠.
유럽, 아프리카, 남미, 인도 등등 정말 듣도보도 못한 소품들이 엄청납니다.
당시 50대셨던 사장님.
화가들이 즐겨쓰는 그 빵모자와, 파이프 담배를 즐기시던 멋진 분. 나도 나이 먹으면 꼭 저분처럼 멋지게 늙으리라 다짐하게 했던 분이신데 이젠 70대 백발이시네요.
그래도 멋은 여전하십니다.
사장님을 뵈니 갑자기 울컥 합니다.
당시 여친과 저에게 항상 따뜻하셨던 분.
여친과 헤어지고 나서 혼자 가끔 찾아갔을 때 눈물이 나면 위로도 해주시던 그 분을 다시 뵈니 가슴 뭉클한 추억들이 방울방울 올라옵니다..^^
메뉴판을 봅니다.
"사장님, 아이리쉬도 테이크 아웃이 될까요?"
난감해 하십니다.
그도 그럴것이 아이리쉬 커피는 아래처럼 커피 잔 테두리에 설탕을 발라 나오는데, 테잌아웃 잔에는 그렇게 주기 어려우니까요.
사장님의 18년 전 설명도 기억이 납니다.
아일랜드 뱃사람들이 하루 일과를 마치고 항구에 도착하면 피로를 풀기 위해 에스프레소에 럼주를 타 마시곤 했는데 씁쓸함을 줄이기 위해 잔 테두리에 설탕을 발라서 마셨던 게 아이리쉬 커피의 시초라고.
"18년전 사장님께서 타주시던 그 커피맛을 잊을 수가 없어서 이렇게 다시 찾아오게 됐습니다. 시간이 없어서 매장에선 마실 수가 없어서요..
부탁 드립니다..ㅠㅠ"
하면서 그때의 추억들을 몇마디 말씀 드리니 안타깝게도 저를 기억은 못하셨지만, 그제서야 얼굴에 미소를 머금으시며 다시 찾아와주어 고맙다고 테잌아웃 잔에 담아주십니다.
쌉쌀하고 달콤한 위스키 향이 콧속에 확 들어오네요.
사장님이 저를 기억해주셨다면 더욱 좋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참...
나이를 먹어가면서 자꾸 감성만 솟아오르고 추억만 떠오르고 그러네요;; ㅎㅎ
4,500원으로 그보다 몇십배 이상 값진 추억을 사게 된 소중한 하루였습니다.
집에 와서 소주 한잔 합니다 ㅋ
댓글37
재하기 작성일
가을도 아닌데......
바실리의 댓글 작성일
저는 겨울도 탑니다
재하기의 댓글 작성일
겨울엔
바실리의 댓글 작성일
오호~
그렇잖아도 담주나 다담주에 오후 반차내고 갈 예정입니다 ㅎㅎ
신이요 작성일
에소에 럼주 조합이라.....
예상하기 힘든 맛인듯 하네요
바실리의 댓글 작성일
쓴 맛에 쓴 맛을 더한 맛입니다
신이요의 댓글 작성일
에소따로 럼주 따로는 먹어봤지만...
혼합으로는 감이 안오네요
바실리의 댓글 작성일
아이리쉬커피 파는 곳이 꽤 있는것 같던데 기회 되면 한번 드셔 보십시오^^
부산지부장ll맘500원 작성일
전전전전 여친쯤 될까요?? ㄴ튐ㄱ
바실리의 댓글 작성일
(공식적으로는) 전전전 여친입니다!!
김해붕붕이 작성일
분위기굿~~
바실리의 댓글 작성일
예전엔 더 심플했는데 이젠 중년들 대상으로 이미지를 바꾸었나봅니다...ㅋ
그것도 알고싶나 작성일
이렇게 첫사랑을 만나게 되는데...2부에서
바실리의 댓글 작성일
엇... 이 뭔가 완전 드라마틱 하겠는데요...ㅋㅋㅋㅋㅋㅋ
악어콘 작성일
하 난 돈아낄려고 편의점 닭강정 사먹었는데 .....
바실리의 댓글 작성일
6900원주고 먹은거면 낭비한거 아닙니까
옛날치킨 한마리 값인디
윤집사 작성일
헤어졌던 여친과 마지막 안주 사진만 뇌리에 꽂힌다...후...저 마지막 사진에 안주 반 넘기시면 마눌님에게 바실리님을 넘기지 않겠습니다 연락 주세요
바실리의 댓글 작성일
반이라뇨...!
새걸로 하나 보내 드리겠습니다 고객님.
집 주소, 이름, 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 여권번호, 키, 몸무게, 혈액형, 네이버 아이디와 비번 찍어주시면 등록 후 바로 발송 해 드리겠습니다.
윤집사의 댓글 작성일
뭐뭐뭐뭐지...종신계약인가!!! 아...몸무게만 아니었어도 정보 팔고 얻어먹을만한데 후 아깝다 씁씁후후..
바실리의 댓글 작성일
그럼 다른 정보 스킵할테니 몸무게만 주세요
페차쿠차ll강동 작성일
아이리쉬~ 아이리쉬위스키에 에소 넣고 휩크림으로 마무리~ 컵테두리에 레몬 한바꾸 뭍히고 설탕발라 마무리~
-전직 바리스타
바실리의 댓글 작성일
오우.. 페차님 멋지십니다 그렇게 만드는 거였군요 볼이다방 한번 초대 해 주십시오
살아독거미I진우I 작성일
아..저는 전주 5거리 근처에서 89년도 고2때 4대4 미팅했던 커피숍(지하)이...
아.....뭐...줄인가.. 바..뭐시기인가..
기억이 안나네요.
2글자인가 그랬는데...첫 미팅인데
엄청 쫄았던(?)기억이 나네요.
바실리의 댓글 작성일
오거리 ㅎㅎㅎ
저도 처음이자 마지막 미팅을 객사 근처 어딘가에서 했던 기억이 납니다^^
바실리의 댓글 작성일
이름이 특이하네요 반줄^^
저는 그때 국민학생이어서 몰랐겠네요ㅋ
오거리쪽도 한번 다시 가서 돌아보고 싶습니다 ㅎㅎㅎ
바다구름 작성일
오우 이게 누구십니꺼 ㅎㅎ 왜이리 오랫만에 나타나셨어요~~~
바실리의 댓글 작성일
회사일이 정신 없었습니다ㅠㅠ 잘 계셨지요?ㅎㅎ
바다구름의 댓글 작성일
크흡... ㅠㅠ 바실리님이나 저나... 정말 12월은 지옥의 달이 되겠네요 ㅠㅠ
바실리의 댓글 작성일
고생이 많으십니다ㅠ 저는 그나마 바쯘일 어느정도는 마감됐네요..
힘 내십시오^^
찬 아빠 작성일
사진이 커피에서 갑자기 소주로 넘어와서 빵터지 ㅋㅋㅋ
바실리의 댓글 작성일
하루의 마무리는 소주여야만 합니다 ㅋㅋ
땜땜 작성일
ㅋㅋ 저도 목포가면 대학생각나서 늘 가던곳 가보곤합니다ㅋ 님덕분에 저도옛날생각해보네요
바실리의 댓글 작성일
목포가 고향이신가보네요! 언젠가 목포에 가서 낙지와 육회 탕탕이 오리지날로 먹고싶네요 ㅎㅎㅎ
귤현크루즈ㅣ진성ㅣ 작성일
20년전에 아이리쉬 커피 엄청 많이 만들었죠 ㅋㅋ 커피숍 빠에서 알바할때 많이 만들어 봤지유 ㅋㅋㅋ
바실리의 댓글 작성일
와~ 멋지십니다. 언제 한잔 타 주세요^^
맥시멈 작성일
서울인가욤?
바실리의 댓글 작성일
전주입니다~